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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예찬
무신예찬
저자 : 피터 싱어|마이클 셔머|그렉 이건
출판사 : 현암사
출판년 : 2012
ISBN : 9788932316376

책소개

인간세계에 신은 꼭 필요한가?

신 없이 살아가는 50가지 방식『무신예찬』. 신과 종교에 대한 의심과 불신을 다룬 세계 지성 52인의 에세이를 수록한 책이다. 철학, 과학, 문학, 언론,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지성들은 자신이 무신론자가 된 이유를 때로는 신중하게 때로는 경쾌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딱딱한 이론이 아니라 인간 사회의 신과 종교 문제를 일상의 차원에서 정리한다. 구체적이고 사적인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신과 종교가 지금껏 어떻게 이론이 되어왔는지, 왜 문제가 되어왔는지 살펴본다. 분별력 있는 이성적인 사람들에게 종교의 질곡에 얽매이지 않고 유쾌한 삶을 살아갈 세계로 나아가는 지적 여정을 안내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신을 믿지 않는 이유’의 거의 모든 것,
혹은 신 없이 오히려 인간답고 즐겁게 살아가는 50가지 방식

철학자, 과학자, 작가 등 세계 지성 52인의 유쾌한 ‘무신 예찬’ 에세이


“지난 몇 년 동안 무신론에 관한 저술은 놀랄 만큼 풍성한 수확을 거두었다. 여기 또 한 권의 탁월한 작품이 있다. 리처드 도킨스의 책 바로 곁에 꽂아두기를!” 《인디펜던트》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신은 위대하지 않다』, 샘 해리스의 『종교의 종말』의 명성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도서관 저널 Library Journal》 2009년 10월호

“무신론을 가장 빠르고 쉽게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특별히 추천한다.”
《윤리 이론과 도덕 실천 Ethical Theory and Moral Practice》 2010년호
“52인이 낸 용기는 우리 자신으로부터 이성을 이끌어내어 실현시킬 것이다!”
《프리 인콰이어리》 2010년 8/9월호

“재치와 진지함, 감동과 정보를 넘나들며 지극히 인간적이고 철저히 공정하게,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가치 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교육 잡지 《영국 더 타임즈 Times Higher Education Supplement》 2009년 12월호

“신자든 아니든 신 문제에 관심을 가진 누구에게라도 강력하게 추천한다. 엄청난 저자들로부터 엄청난 읽을거리가 쏟아질 것이다.”
스티븐 로의 블로그, 2009년 9월

■ 언제까지‘신의 이름으로’다투고 죽어야 하는가?
─ 21세기 ‘신이 너무 많은 사회’에서 종교와 신에 대해 묻다


올해 초 기독교단체인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는 진리를 호도하고 있다며 진화론에 대한 교과서 개정을 시도했다. 이에 올해 6월 7일 영국의 과학학술지 《네이처》가 “한국, 창조론자의 요구에 항복하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실었고, 7월 6일에는 미국의 과학학술지 《사이언스》가 ‘고교 교과서에서 진화론의 두 가지 증거를 삭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한국 정부가 재심할 것’이라는 내용을 다뤘다. 이처럼 ‘종교’는 한국 사회에서 정치를 비롯해 교육과 문화 등 생활 전반의 주요한 이슈다. 우리가 디디고 있는 일상에서 ‘종교’와 ‘신’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사건ㆍ사고는 끊임없다. 이 ‘신’으로 인해 외국 가수(레이디 가가)는 공연 등급이 조정됐고, 어떤 영화(, 등)는 10년이 넘도록 상영되지 못하거나 상영 반대 운동에 부딪혔다. 그런가 하면 사찰의 탱화가 오물범벅이 되거나 단군상의 목이 잘리기도 했다. MB정권 내내 정부 인사에 특정 교회가 거듭 거론되기도 했다. 또한 이 시각 세계 어딘가에서 ‘신’으로 인해 성당 주일학교에 폭탄이 투여돼 어린이들이 죽거나 다치고, 대사관이 공격을 받아 주재 외교관이 숨지고, 아직도 남편이 죽으면 따라 죽어야만 하는 여성이 있다. 이 믿기 힘든 무시무시한 일들이 21세기 현재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다. 이제 우리는 새삼 신과 종교에 대해 다시 물을 수밖에 없다. 죽을 수밖에 없는 가련한 인간을 긍휼히 여겨 ‘구원’과 ‘영생’을 약속했다는 신이 어째서 이토록 가혹하게 돌변했는가? 인류에게 사랑과 평화를 약속한 종교가 어째서 이토록 폭력적인가? 인간 세계에 신이 꼭 필요한가? 신이 없다면 이 세상이 오히려 더 평화롭지 않을까? 그렇기에 믿는 자에게 따르는 폭력성과 믿지 않는 자에게 주어지는 불화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믿음 없이 사는 삶의 신뢰를 이야기하는 책, 『무신예찬』이 더욱 궁금해진다.

■ 왜 무신론자가 되었냐고?
─‘불신앙의 50가지 목소리’이성의 촛불을 켜다


21세기 세속 사회에서 ‘신’은 더 이상 ‘종교’라는 영역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종교는 우리 삶의 문제다. 진정한 인생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묻는 과정에서 소환되는 ‘신’은 철학과 윤리와 사회에 속한다. 『무신예찬』이 보여주는 ‘신 없이 살아가는 50가지 방식’이 지금 우리에게 와 닿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자든 아니든, 이성적으로 분별력 있는 우리는 종교의 질곡에 얽매이지 않고 유쾌한 삶을 살 수 있는 세계로 나아가는 지적인 여정으로 성큼 다가서게 된다.
물론 ‘불신앙의 50가지 목소리(50 Voices of Disbelief)’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남다른 용기도 필요했다. 이 책을 엮은 《진화와 기술 저널》 편집장인 러셀 블랙포드와 퀸스 대학 철학 교수인 우도 슈클렝크는 “종교를 비판하는 책의 저자와 삽화가들은 걸핏하면 종교적 광신자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기 일쑤라 “이성의 촛불을 켜두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음을 우려했다. 두 엮은이는 「서문」에서 “그 같은 종교적 근본주의에 올바르게 반응하려면 그런 불관용을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지금 UN 차원에서는 새로운 개념인 ‘종교 명예훼손죄’라는 위험한 생각에 국제법 적용을 받게 하려는 시도를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시도가 성공한다면 종교 교리에 대해서나 종교를 토대로 하는 개인 인권의 억압, 시시때때로 종교와 문화라는 방어막 뒤에서 행해지는 잔혹 행위들을 비판하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종교적 도그마와 조직은 마땅히 두려움 없는 비판이나 풍자의 과녁이 되어야 한다”며 말이다.
“지금 당신은 왜 무신론자인가? 사랑이 가득하고 전지전능하며 이 우주를 창조하고 지금도 우리를, 전혀 완벽하지 않은 피조물을 지켜보는 신이 없다고 확신하게 만든 것은 무엇인가?” 엮은이들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이같이 질문을 던졌고, 여기에 모인 무신론자들은 신이 제시하는 ‘구원’과 ‘영생’이라는 유혹적인 거래를 과감하게 거부하며 소신껏 답을 했다. 개개인의 인생을 가로챈 사제들이 인류를 위협하는 것에 반대하며 이들은 자신의 운명을 되찾아 스스로 책임지기로 한 것이다.

■ 세계 지성 52인, 신과 종교에 대해 다채롭고 풍부한 정보와 해석을 풀어놓다
─ 지극히 사적이고 생생한, 그래서 결코 뻔하지 않은 속 깊은 이야기


『무신예찬: 신 없이 살아가는 50가지 방식』에 참여한 52인은 각 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스티븐 로ㆍ앤서니 그레일링ㆍ줄리언 바지니ㆍ줄리언 새벌레스쿠ㆍ피터 싱어ㆍ필립 키처 등은 철학 분야에서, 그레고리 벤포드ㆍ마이클 셔머ㆍ마크 하우저ㆍ빅터 J. 스텐저ㆍ수전 블랙모어ㆍ제이 펠란 등은 과학 분야에서 손꼽는 이들이다. 작가 중에서 그렉 이건ㆍ숀 윌리엄스ㆍ잭 댄ㆍ조 홀드먼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다. 우리에게 낯설지 몰라도 로리 리프먼ㆍ마거릿 다우니ㆍ켈리 오코너ㆍ피터 태첼 등은 국제적인 활동가다. 또한 데일 맥고완은 2008년에 ‘올해의 하버드 인문주의자’로 지명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지성 52인은 저마다 자신들이 왜 무신론자가 되었는지, 어떻게 신 없이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독특한 점은 이들이 지식인 습성상 범하기 쉬운 ‘지식인 놀이’를 과감하게 집어던졌다는 데 있다. 방대한 지식과 많은 수사에 눌려, 생생한 경험을 지우고 만 그런 뻔한 일반론이 아니다. 자신들의 ‘불신’을 지극히 사적으로 풀어낸다. 때로는 일기를 쓰듯 스스럼없이, 때로는 친구와 수다를 떨듯 익살스럽게, 때로는 학술 발표를 하듯 정밀하게. 성정체성을 밝히는 것도 마다치 않는 글을 읽노라면 처음에는 당황하게 될 수도 있다. 이내 그 솔직함에 뭉클함을 느끼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또 체면도 불사한 채 이죽거리고 비아냥대는 글을 읽자니 덩달아 낄낄거리고 피식대는 자신을 만날 수도 있다. 해학과 풍자에 유독 눈 밝은 독자라면 공공장소에서는 이 책을 삼가시라. 그런가 하면 양자역학의 이론을 가지고 와, 『에티카』에서 스피노자가 한 것처럼 기하학적으로 신 존재에 대해 나름의 논리를 펼친 이도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계기로 ‘무신론자’에 대한 오해를 (아마도) 벗게 될 것이다. 오만과 비관과 냉소로 무장하고는 신앙으로 위안을 얻는 이들의 행복을 깨부수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는 변태는 아니라고.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평생에 걸려 신중하게 고심한 끝에, 자신만의 방식을 찾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다만 거기에 신이 없을 뿐이다. 이들은 신을 믿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듯 ‘신의 은총’을 미처 깨닫지 못한, 결핍된 삶을 살고 있지 않았다. 신이 없다고 해서 바다 한가운데서 조난당한 조각배처럼 가엾고 황량한 처지에 놓이지 않았다. 삶의 우연성을 받아들이고서 존재의 근원적인 고독을 끌어안았다. 이 슬픔을 피하기 위해 증명되지 않은 구원에 삶을 던지지 않았으며, 행복을 담보로 삼아 믿을 수 없는 것을 함부로 믿지 않았다.
대신 책을 읽고, 친구를 만나고, 사랑하는 사람과 여가를 보내고, 화목한 가정을 꾸린다. 책 표지가 보여주듯, 복잡하고 미묘하게 얽힌 인생의 미로를 뚜벅뚜벅 묵묵히 걸어가는, 삶을 스스로 충실하게 채우는 성실한 어떤 개인 혹은 시민 한 사람이라고나 할까? ‘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무신’을 그렇게 일상에서 ‘예찬’하고 있었다. 역사 이래 수많은 인문주의자와 과학자들이 자신의 삶으로 증명한 것처럼 말이다.

나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고, 나를 보면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는 근사한 견공 친구도 있다. 나는 내 일을 좋아한다. 현재 건강하다고 느끼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냥 이렇게 말하기로 하자. 내가 아는 가장 행복한 사람 가운데 하나가 나라고. 사실, 모든 사람이 나처럼 행복하다면(나만큼 운도 좋다면) 훨씬 좋은 세상일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훨씬 잘 협동하고 서로를 더 잘 도와줄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믿음을 나와 내 정부에 강요하지 않는 한, 우리는 잘 지낼 수 있다.
-로리 리프먼 브라운의 「누가 불행한가?」 중에서
(본문 451쪽)

■ 당신의 천국이 지금 여기서 이루어진다면?
─ 인생의 미로에서 행복을 꿈꾸는 또 하나의 방식, 무신론


이 책은 지금까지의 책들처럼 무신론에 대한 포괄적인 설명서나 입문서가 아니다. 어떤 전체적인 체계를 구축하거나 논의를 하나로 종합하려는 시도가 아니다. 52인이 풀어내는 50편의 이야기가 이 한 권의 책 안에서 서로 충돌을 빚기도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들은 저마다 거부하는 신앙의 종류도 다르고 그 정도와 이유도 다르다.
누군가 그에게 ‘신의 존재에 대한 불가지론자가 아니라 왜 무신론자인가?’라는 질문을 하자, “누가 내 집 정원 땅속에 요정이 있다고 생각하냐고 묻는데, 나는 그 점에 관해 불가지론자라고 대답하지는 않습니다”라고 말한 사람이 조너선 밀러였지 싶다. 뭔가가 사실이라고 믿을 충분한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면, 그게 사실일지도 모르고 아닐지도 모르는 게 아니라,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합리적인 결론이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불가지론자가 되지 않는다.
-존 해리스의 「신은 죽었는가, 아니면 사악한가?」 중에서
(본문 41~42쪽)

나는 무신론자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를 회의론자로 부르는 편이 더 좋다. 왜냐고? 말이라고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고, 이름표가 붙는 순간 그 무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무신론자’라고 하면 사람들은 신이 없다고 믿는 사람에서 그치지 않고 대개 공산주의, 사회주의, 극단적 자유주의를 연상하고 만다.… 무신론자라는 말을 좀 더 긍정적인 방향에서 재규정하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이름표로는 아무래도 회의주의가 더 낫겠다.… 나는 신이 없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신은 믿지 않는다.
-마이클 셔머의 「신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 중에서
(본문 250~251쪽)

신이 없어도 유쾌한 삶을 누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의도에 따라 크게 5가지로 묶어보았다.
1부 ‘믿을 수가 없군!’은 ‘논리적으로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모여 논박을 시작한다.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악’과 ‘고통’을 경험한 우리네 보통 사람의 자연스러운 물음이 출발점이다. 전지전능하고 자비롭기까지 한 신이 어떻게 이 악과 고통을 내버려둘 수 있냐는 것이다.
큰 파티가 열려 축하하던 일이 기억난다.… 당시 히로시마에 폭탄이 떨어졌고, 일본 침공 작전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 사실을 축하하는 파티였다.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었지만, 로버츠데일에서는 파티를 열었다. 삶은 그런 식이었다. 항상 그랬다.… 당신 앞에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열릴 수 있는 ‘지옥의 입’이다.… 성서는 신의 뜻이 실현되는 일로 가득하다. 비록 그것들이 대부분 유대인을 보호하거나 그들의 적을 죽이기 위해 개입하는 일이지만. 그런데 끝없는 처형, 만행, 나치의 홀로코스트가 일어날 때는 왜 신이 그처럼 개입하지 않았는가? (TV에 출연한 어느 전도사는 최근에 홀로코스트가 유대인들을 이스라엘로 돌려보내기 위한 신의 방법이었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나는 신은 무능하거나 악하고, 아니면 그냥 신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잭 댄의 「악과 나」 중에서
(본문 27~30쪽)

인턴이었을 때… 죽음과 고통의 현실을 처음으로 보았다. 그 뒤 나는 혈액학, 종양학, 중환자 치료법 등 힘든 과목을 공부했다. 전혀 죄가 없는 젊은이들이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았고, 약물에 중독되어 피부가 벗겨지는 것도 보았다. 전혀 의미 없는 사고로 끔찍한 화상을 입거나 사지가 절단된 모습도 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죽어가면서 비명을 질렀고, 어떤 사람들은 겁에 질린 채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고통과 죽음에 무슨 의미나 가치가 있다는 생각은 내게서 증발해버렸다. 유별난 철학적인 이유는 없이 그냥 내가 보고 들은 것이 신에 대한 믿음을 부숴버렸다.
-줄리언 새불레스쿠의 「불신앙의 세 단계」 중에서
(본문 55~56쪽)

제2부 ‘생각 있는 사람들의 세계’는 ‘구원 대신 이성을 선택한 사람들’의 공간이다. ‘신앙’과 ‘믿음’이나 ‘믿음’과 ‘믿음에 대한 믿음’ 등의 차이를 보여주며 믿을 수 있는 믿음에 대해서 다룬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환상에 의지해 구원받기보다는 스스로 선택한 인생을 살면서 기꺼이 책임지려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신에 관해 말하자면, 나는 그들이 존재하는지 아닌지, 그들이 어떤 종류인지 모른다. 그 주제가 워낙 불분명하고, 인간의 수명은 워낙 짧기 때문이다.”(프로타고라스, 「신에 관하여」)
어떤 것을 믿는 것과 자신이 뭔가를 믿는다고 믿는 것은 다른 문제다.… 자기들이 믿는다고 우기는 종교의 주장을 실제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가령 자기들이 믿는다고 말하거나 생각하는 게 무엇이든, 거의 모든 사람이 죽는 순간에 삶이 끝난다고 믿는다. 사후에도 삶이 계속된다고 정말 믿는다면, 우리는 죽음을 피하기 위해 그토록 애쓰지 않을 것이다.
-아델 메르시에의 「종교적 믿음과 자기기만」 중에서
(본문 153~156쪽)

친구이자 가톨릭 신학자인 두 사람과 편지를 길게 주고받았지만, 그들이 가진 것은 교묘한 사기극뿐임을 알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진실을 향한 깊은 욕망에서 시작된 여정은 마침내 종교란 철저하게 인간이 창조해낸 구조물이라는 강고한 확신에서 끝났다. 그것은 우리의 희망과 두려움을 반영하는 것일 뿐이다… 나는 믿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공감한다… 헉슬리와 흄과 에피쿠로스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나는 죽음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내가 필요로 하는 그 모든 위안과 확신, 우리가 실제로 얻은 모든 위안과 확신은 저마다 똑같이 이상하고 무섭고 근사한 의식적인 삶을 물려받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얻는 것들임을 안다. 우리는 우주적으로 하찮은 존재다. 공간에서는 한 점에 불과하고 시간에서는 한 찰나에 불과한, 헤아릴 길 없이 미미한 존재다. 그렇지만 우리는 서로에게만큼은 중요해질 수 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소중한, 우리 서로에게만은 말이다.
-데일 맥고완의 「실재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 중에서
(본문 191~192쪽)

제3부 ‘신 없는 우주론’은 ‘초자연을 과학으로 바꾼 사람들’이 주장한다. 과학적 회의주의라고 부르기도 한다. 흔히 그 대상이 아니라고 여기는 신과 영혼까지 과학의 방식으로 검증하려고 애쓴다. 과학의 방식에도 틀린 것이 있을 수 있고 아직 과학으로 다 밝힐 수 없는 것이 많다고 인정할 정도로 엄밀하려고 노력한다.

위대한 일신교를 창조해낸 우리의 청동기 시대 선조들에게, 세계와 생명을 창조하는 능력은 신의 것이었다. 그러나 창조의 기술을 알고 나면 초자연은 자연이 된다. 따라서 나의 책략이 시작된다. 과학이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신은 자연 존재일 것이고, 시공간에 존재하며, 자연법칙에 규제되는 실체다. 초자연적인 신은 자연 세계의 일부가 아니기 때문에 과학으로는 알려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과학은 이 신을 알지 못한다.
-마이클 셔머의 「신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 중에서
(본문 263~264쪽)

의심할 만한 더 좋은 이유는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해 인간의 근대적 지식이 만들어낸 최고의 산물인 과학이 제공한다. 무신앙자들은 물리학, 진화생물학, 인지신경학, 비판적 역사, 그 밖에 종교와 접하는 다른 과목들을 끌어다 논의를 전개할 수 있다.… 과학은 자연의 사실에 관한 것이며, 종교는 의미와 도덕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학은 흰 실험 가운을 입고 벌이는 활동에만 그치지 않는다. 가장 허깨비 같은 형이상학도 현실을 기준으로 점검받을 수 있다.… 과학적 자연주의는 우리 세계에 관한 매우 광범위하고 야심적인 이론이지만, 다른 어떤 이론과 마찬가지로 그것도 틀릴 수 있다.… 자연주의자들은 완전히 다듬어진 결과물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진보를 향한 발전과 밝은 전망을 가리켜 보인다.
-태너 에디스의 「양면적인 무신앙」 중에서
(본문 268~271쪽)

제4부는 ‘종교의 폭력성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종교 자체의 태도를 문제시하며 ‘믿음과 억견을 넘어서’고자 한다. 저마다 자신만 절대적으로 옳다고 피력하는 교단과 신봉자들에게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고도 없이 학교에 와서 이슬람의 문화적 혁명을 사명으로 부과하고, 당시 이란 내의 다른 모든 학교와 도서관 등에서도 그랬듯이 남녀 학생들을 격리하고, 교과서를 추방하고, 교사들을 내쫓으려고 했던 헤즈볼라는… 여성의 가치를 남성의 절반으로 보고, 동성애자를 변태로 취급하며, 혼외정사를 사형 받을 만한 범죄로 여기는 등… 사람들을 크레인과 가로등에 매달고, 돌로 쳐서(21세기에!) 죽인다. 그것을 지시하는 법에는 돌의 크기까지 자세히 정해져 있다. 그것은 비판받고 조롱당해야 한다. 저항하는 주민이 가진 반대 수단이라는 것이 비판과 조롱뿐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역사에서 이런 방법으로 반동이 억지되고 시민이 보호되어왔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그렇게 되어야 한다.
-마리암 나마지의 「학교에 온 헤즈볼라」 중에서
(본문 354~356쪽)

종교의 이름을 내걸고 벌어진 전쟁들은 차치하고라도, 거의 모든 종교가 자기들만이 구원될 사람이라는 아름답지 못한 주장을 내세운다. … 영국 성공회에서 여성 성직자를 임명하는 문제를 놓고 벌어진 소동(상상해보라! 얼마나 충격적인 일인가!)과 가톨릭교회의 성직제도가 남성들의 전유물이라는 데서도 여러 종교의 본얼굴인 여성 혐오증이 드러난다. 내가 아는 한 중요한 종교적 논문은 남자들 손으로 썼고, 남자들을 위해 쓰였다고 생각한다. 현대 세계에서 그런 여성 차별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주장될 뿐만 아니라, 실제로 교리에 따라 권장되기까지 한다는 것은 도저히 믿기 힘든 노릇이다.
-셰일라 매클린의 「신앙을 갖지 않을 이유들」 중에서
(본문 411~412쪽)

제5부에서 ‘지금 여기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은 더 이상 ‘신은 필요 없어’라며 일상에서 가치 있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이들이 보기에 신이 없다고 해서 이 세상이 무조건 타락하는 것도 아니고, 신이 구원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인간이 불행해지는 것도 아니다. 인간에겐 이미 충분한 도덕과 책임감과 동료애가 있기 때문이다.

뭔가 믿을 것이 있으면 좋겠는가? 주위를 돌아보라. 세계는 아름답고 매력적인 곳이다. 훌륭한 삶을 선택하면 당신의 천국은 지금 여기서 만들어질 수 있다.… 내세를 원하는가? 기억할 가치가 있는 유산을 만들어라.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이야기할 때 당신은 다시 살게 된다.… 뭔가 숭배할 것이 필요한가? 거울을 보고 모든 순간이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살겠다고 결심하라.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의 삶이 오직 한 번뿐임을 깨닫고 나면 당신의 집은 천국이, 당신이 신이 될 것이다.
-마거릿 다우니의 「“허풍이여, 안녕”」 중에서
(본문 445쪽)

만연한 이 종교적 감성을 이해할 수가 없다. 그것이 인간적인 감성보다 더 중요한가? 인류 전반의 복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 수 있는가? 지침으로 삼을 법률이 있지 않은가? 민주주의 이념을,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이념을 퍼뜨릴 수는 없는가? 강한 윤리적 기초가 있어야 생기는 사회적 책임감을 개인의 자유와 어떻게 융합시킬지 가르칠 수는 없는가?
-수미트라 파드마나반의 「종교로서의 휴머니즘」 중에서
(본문 457쪽)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옮긴이 서문

서문ㆍ그 어느 때보다도 지금 더 중요한, 이성의 목소리

제1부 믿을 수가 없군!
─논리적으로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사람들


악과 나 -그레고리 벤포드
대답 없는 기도 -크리스틴 오버롤
신은 죽었는가, 아니면 사악한가?
: 신의 도덕적 성격과 존재적 지위에 대한 성찰 -존 해리스
불신앙의 세 단계 -줄리언 새벌레스쿠
아무 종교도 없다고 생각해보라 -에드가 달
신이 없다는 게 정말 명백한 사실일 수 있을까? -스티븐 로
난 왜 유신론자가 아닌가? -프라비르 고시
믿을 수가 없군! -러셀 블랙포드
왜 안 되지? -숀 캐럴
핵심 쟁점 -오필리어 벤슨
신은 얼마나 자비로운가?: 고통에 의거한 무신론 논증
-니콜라스 에버리트

제2부 생각 있는 사람들의 세계
─구원 대신 이성을 선택한 사람들


자가당착 -잭 댄
분명히 무신론자 -줄리언 바지니
종교적 믿음과 자기기만 -아델 메르시에
와 합리주의의 유산 -숀 윌리엄스
잠시, 거듭나다 -그렉 이건
실재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 -데일 맥고원
우발적인 엑소시스트 -오스틴 데이시
마법의 시각에서 종교를 보면? -제임스 랜디
은신처를 나온 무신론자 -조 홀드먼
생각 있는 사람들의 세계로 돌아온 것을 환영해주기를
-켈리 오코너
내가 왜 무신론자인지에 대한 몇 가지 생각 -타마스 파타키

제3부 신 없는 우주론
─초자연을 과학으로 바꾼 사람들


유령과 신들을 포기하다 -수전 블랙모어
신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유신론, 무신론, 과학
-마이클 셔머
양면적인 무신앙 -태너 에디스
불신앙의 도래 -J. J. C. 스마트
신 없는 우주론 -빅터 J. 스텐저
신이 보낸 신호가 아니라 진화적 소음 -아테나 안드레아디스
난 왜 무신앙자인가? 궁금하군… -J. L. 셸렌버그
내가 믿는 것 -그레이엄 오피
내면의 신 -마이클 로즈ㆍ제이 펠란
사실이라기에는 너무 좋고, 설명하기에는 너무 불분명한
: 신에 대한 믿음의 인지적 결함들 -토머스 클라크

제4부 믿음과 억견을 넘어서
─종교의 폭력성을 거부하는 사람들


아이들을 협박하는 종교 -에마 톰
학교에 온 헤즈볼라 -마리암 나마지
종교를 축출하다… -피터 아데고크
믿음과 억견을 넘어서 -데미언 브로데릭
나의 비종교적 생활: 미신에서 합리주의로 가는 여정
-피터 태첼
종교적 신념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도록 도와주기
-마이클 툴리
신앙을 갖지 않을 이유들 -셰일라 매클린
인간적인 자기 결단, 생의학적 진보 그리고 신
-우도 슈클렝크
크레덴다에 관하여 -미구엘 코토

제5부 신은 필요 없어
─지금 여기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


“허풍이여, 안녕” -마거릿 다우니
누가 불행한가? -로리 리프먼 브라운
종교로서의 휴머니즘: 인도적 대안 -수미트라 파드마나반
신은 필요 없어, 제발! -로라 퍼디
냉정한 위안 -로스 업셔
나는 왜 신자가 아닌가? -앤서니 그레일링
도덕성에는 왜 종교가 필요 없을까?
-피터 싱어ㆍ마크 하우저
불신앙을 넘어서 -필립 키처
“그런 질문을 제대로 무시하려면 아직 멀었어!”
: 다른 형태의 불신의 목소리 -프리더 오토 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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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