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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투쟁 3
나의 투쟁 3
저자 :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출판사 : 한길사
출판년 : 2016
ISBN : 9788935669806

책소개

40년의 삶을 모두 담아낸 자화상 같은 소설!

노르웨이 문학의 젊은 거장,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의 소설 『나의 투쟁』 제3권. 자신의 삶을 고통스러울 정도로 상세히 기억해내면서 애증의 대상이었던 아버지의 죽음과 만나는 과정을 집요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죽음에 대한 존재론적 물음으로 시작하는 제1권에 이어 제2권과 제3권에서는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시간을 일상의 서사와 일상의 언어로 빽빽이 써내려갔다.

제3권은 세 아이를 키우는 작가의 삶을 담았다. 린다와 결국 연인이 되어 결혼에 성공한 크나우스고르. 그는 아이를 키우며 끊임없이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에 시달린다. 큰 욕심이나 일탈을 탐하는 게 아니라 단지 ‘글’을 쓰고 싶다는 건 크나우스고르의 작가로서의 정체성의 일면을 잘 드러내는 모습이며, 육아를 경험한 많은 독자가 충분히 공감할 만한 글이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가 내 기존의 삶을 망친다는 역설은 국경을 초월해 수많은 부모가 겪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제3권의 끝에서 저자는 다시 아버지의 죽음을 얘기한다. 마치 삶의 끝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 당연한 것처럼 매우 자연스럽게 얘기를 이어나간다. 하지만 그 분위기가 제1권에서와는 사뭇 다르다. 어머니의 입을 통해 간접적으로 흘러나오는 뭉클한 이야기를 함께 들려준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전 세계 32개국 독자가 열광한 소설!
결혼과 육아, 우리의 일상은 투쟁이 되었다!

전 세계가 열광한 크나우스고르 현상


노르웨이에서 크나우스고르는 ‘젊은 거장’으로 불린다. 만으로 48세의 나이니 세계적인 작가 중에서는 젊은 축에 속한다. 하지만 나이가 젊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썼다는 이유만으로 ‘거장’이란 호칭이 붙진 않는다. 그가 그렇게 불리는 데는 따른 이유가 있다. 바로 깊은 사색이다.
크나우스고르는 “조그만 사물이나 무심코 스치고 지나갈 법한 자잘한 일상적 행위에서도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그는 그만의 깊은 사색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탁월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 맥주 한 잔을 마시다가도 인류 역사의 지난한 과정을 떠올리기도 하며 아이 기저귀를 갈다가도 생명의 신비에 대해 감탄하기도 한다. 그가 써낸 일상은 마치 모네의 그림처럼 항상 모양이 바뀐다. 『나의 투쟁』이 단순히 관음증적 호기심을 유발하는 글이 아닌 이유다.
실제로 『나의 투쟁』은 노르웨이 최고 문학상인 브라게상을 비롯해 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받거나 노미네이트되면서 작품성에 대한 논란을 일시에 잠재웠다. 노르웨이서만 50만 부 이상 팔린 이 소설은 크나우스고르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유력 언론들의 극찬이 이어졌으며 《뉴욕 타임스》는 『나의 투쟁』을 ‘올해의 꼭 읽을 만한 책’으로 뽑았다. 경제지인 《월 스트리트 저널 매거진》은 크나우스고르를 ‘문학 이노베이터’로 선정하기도 했다. 미국 평단은 『나의 투쟁』을 2012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까지 올렸다. 과연 전 세계가 한 남자의 고백에 열광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사랑은 야만적이고 낯설어
두렵기까지 했다


『나의 투쟁 2, 3』은 전 여섯 권의 원서 중 두 번째 권을 옮긴 것이다. 아버지의 죽음에 천착했던 제1권과 달리 이번에는 사랑과 결혼 그리고 육아라는 생(生)의 과정에 대해 써내려간다. 크나우스고르는 제1권에서 아버지가 정확히 왜 그리고 어떻게 죽었는지를 끝내 설명하지 않는다. 일부 독자는 이어지는 권에서 그 ‘비밀’이 밝혀질 거라 기대하지만 작가는 이런 독자의 기대를 정확히 비껴간다. 일상과 일상, 시간과 시간, 사건과 사건 사이의 설명할 수 없는 틈을 억지로 꾸며내거나 설명하지 않는 특유의 글쓰기 방식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으로 치밀듯 차오르던 글은 아버지의 시신을 보며 그 죽음을 직접 눈으로 보는 순간 순식간에 증발한다.
제2, 3권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정말 과격하리만큼 감정을 나누는 연애를,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기복이 심한 결혼생활을, 순간순간 터져 나오는 화를 참기 위해 무진 애를 쓰는 육아를 서술하면서 전혀 과장하거나 꾸미지 않는다. 당시의 기억들을 머릿속에서 끄집어내 잘 배치할 뿐이다. 섣불리 다루지 않고 마치 차분한 관찰자처럼 돌아볼 뿐이다. 제2권의 시작을 보면 이러한 작가의 의도를 잘 알 수 있다.

2008년 7월 29일. 올여름은 유난히 길다. 가을이 오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지난 6월 26일, 나는 『나의 투쟁』 제1권 집필을 마쳤다. _ 제2권 7쪽

크나우스고르는 『나의 투쟁』 제1권을 마쳤다고 선언하고 제2권을 시작한다. 마치 죽을 때까지는 절대 쉬지 않고 바뀌는 우리네 일상처럼 『나의 투쟁』을 읽어주길 바라는 것은 아닐까.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식상한 격언처럼. 그리고 이번 트랙은 ‘사랑’이다. 제2권에서 작가는 지금 아내인 린다와의 연애 시절을 처절할 정도로 솔직하게 그려낸다.

『나의 투쟁』은 삶의 모든 템포와
맥락을 담고 있다.
크나우스고르의 야망은 거대하고,
그의 소설은 그것을 실현해낸다.
_ 미국, 하버드 리뷰 온라인

어느 작가학교의 세미나에서 처음 린다를 만났을 때 크나우스고르는 토니에와 8년이나 동거 중이었다. 마치 태양이 떠오른 듯한 느낌을 주는 그녀와의 만남은 침체기에 빠져 있던 크나우스고르를 일순간에 다시 일으켰다. 하지만 좌충우돌도 많았다. 동거 중이었던 토니에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와의 이별은 너무나 부드럽게 이뤄졌다. 오직 크나우스고르와 린다 두 사람을 괴롭힌 건 오직 두 사람 자신들뿐이다.

세면대 위에 있는 유리컵을 집어 든 나는 벽을 향해 있는 힘을 다해 던졌다. 혹 여 옆방에 있는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고 달려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한동안 숨을 죽이고 기다려보았다. 나는 깨진 유리 조각 중 가장 큰 것을 집어 들고 거울을 보며 얼굴을 그어대기 시작했다. 가능한 한 깊은 상처를 남기기 위해 기계적으로 온 얼굴을 그어댔다. 턱과 양 볼, 이마와 코, 턱에 이르기까지 한 군데도 남기지 않고, 흐르는 피를 수건으로 닦아가며 유리 조각으로 얼굴에 상처를 남겼다. ……얼굴에 단 한 줄도 더 그을 만한 틈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한 나는 마침내 잠자리에 들었다. _ 제2권 312~313쪽

린다가 크나우스고르의 첫 고백을 거절했을 때 벌어진 일이다. 파국적인 상황이지만 작가는 숨기지 않고 솔직히 책에 담았다. 바로 이 솔직함이 작가가 일상을 드러내는 방식이자 이 소설의 힘이다.

아이가 우리에게 왔다
여름 하늘의 번개처럼 겨울 하늘의 오로라처럼


중국의 《중화독서보》는 『나의 투쟁』에 대해 “인생 역정에서 끊임없이 몸부림치는 한 개인의 수치와 곤궁을 그려나간다”고 평했다. 사실 우리의 삶 자체가 매일이 투쟁이다. 크나우스고르는 이 삶을 어떠한 수식과 꾸밈을 배제한다는 역설적인 방법으로 가장 극적이게 써내려갔을 뿐이다. 제3권은 이러한 크나우스고르식 서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권이다.
린다와 결국 연인이 되어 결혼에 성공한 크나우스고르는 곧 아이를 낳는다. 제3권은 세 아이를 키우는 작가의 삶을 담았다. 그는 아이를 키우며 끊임없이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에 시달린다. 큰 욕심이나 일탈을 탐하는 게 아니라 단지 ‘글’을 쓰고 싶다는 건 크나우스고르의 작가로서의 정체성의 일면을 잘 드러내는 모습이다.

일을 하고 오후에 집에 돌아와 대문을 열면, 나의 작은 가족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이 나의 작은 가족이라는 생각이 스치면 나는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몰랐다. 갓 태어난 아이가 요구하는 나날의 새로운 일상은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게 우리 몸에 배어들었다. ……그런데도 나는 성에 차지 않았다. 나는 홀로 앉아 밤낮으로 글을 쓰던 그 시간으로 되돌아가고 싶었다. 그 동경은 너무나 강해 온몸이 아플 정도였다. 내가 동경했던 것은 그 광적인 상태, 그 외로운 상태, 그 행복한 상태였다. _ 제3권 105~109쪽

육아를 경험한 많은 독자가 충분히 공감할 만한 글이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가 내 기존의 삶을 망친다는 역설은 국경을 초월해 수많은 부모가 겪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의 투쟁』이 전 세계적으로 읽힐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3권의 끝에서 작가는 다시 아버지의 죽음을 얘기한다. 마치 삶의 끝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 당연한 것처럼 매우 자연스럽게 얘기를 이어나간다. 하지만 그 분위기가 제1권에서와는 사뭇 다르다. 어머니의 입을 통해 간접적으로 흘러나오는 그 얘기는 무언가 뭉클하다.

몇 주 전, 어머니는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한때는 아버지를 사랑했다는 말을 입 밖에 내었다며 내게 말해주었다. 어머니도 그 순간 자신의 귀를 믿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했다. 말을 마친 어머니가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칼 오베, 나는 네 아버지를 사랑했어.” _ 제3권 482쪽

제1권이 아버지의 죽음을 휘발시키며 마무리 지었다면 제2, 3권은 그 죽음을―그리고 한 가정의 상처를―사랑으로 봉합한다. 이 변화는 억지로 이야기를 꿰맞추기 위해 설정한 것도 아니고 일순간의 어떤 깨달음 때문에 생긴 것도 아니다. 작가가 성장했기 때문이다. 크나우스고르는 글을 쓰면서 성장했다. 더욱 자세히 말해 옛 기억을 불러와 다시 그 시간을 살아내면서 성장했다. 유년기의 기억이 주를 이뤘던 제1권에 비해 제2, 3권은 성인이 되어 가정을 꾸리는 얘기가 주를 이룬다. 이때 작가는 기억을 매개로 아버지와 어떤 ‘화해’를 한 건 아닐까.

아버지가 사라진 시대라고 한다. ‘아버지’라는 존재는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설 자리를 잃었다. 문제는 그 존재와 어떻게 다시 관계를 맺어야 할지 아무도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다는 것이다. 평범한 일상의 기억과 복원을 통해 아버지와 다시 화해한 『나의 투쟁』이 깊은 울림을 주지 않을지 기대되는 이유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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