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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룸 (김의경 소설)
쇼룸 (김의경 소설)
저자 : 김의경
출판사 : 민음사
출판년 : 2018
ISBN : 9788937438998

책소개

“이대로 우리 집에 옮겨다 놨으면 좋겠어.”

전시된 아름다움, ‘쇼룸’을 향한 프랜차이즈형 욕망
소비와 주거, 그리고 삶을 잇는 조립식 상상

2014년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에 장편소설 『청춘 파산』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의경의 첫 번째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등단작 『청춘 파산』을 통해 김의경은 관념이 아닌 실재로서의 신용불량자, 파산자를 그려내며 한국문학에 낯설고 새로운 서사를 선사했다. 그리고 4년 후, 첫 번째 소설집 『쇼룸』을 통해 물건으로 설명되는 인간의 삶,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자발적이고 성실하게 소비의 노예가 되어 있는 공동체의 모습을 묘파한다. 계란절단기나 레몬즙짜개, 크노파르프 소파와 헬머 서랍장, 이케아와 다이소, 고시원과 전세 보증금으로 확인 가능한 얇고 슬픈 정체성. 소설집의 제목인 『쇼룸』은 빛나는 대상을 향해 소설 속 인물들이 지니는 투명한 욕망을 아우른다. 그러나 작가가 ‘쇼룸’이라고 발음할 때 그 목소리는 전시된 공간의 허황됨에 대해 계몽하지도, 쾌적하고 합리적인 공간에 대해 찬사를 보내지도 않는다. 다만 집중하는 것은 착시에서 발생하는 틈이다. 가지고 싶고, 가질 수 있을 것 같지만, 가지지 못하는 상태. 김의경은 그 괴리에서 피어나는 불안과 비의를 묵묵히 담아낸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물건들
‘나’는 습관적으로 다이소에 간다. 반려동물 용품부터 우드 버터나이프, 와인 잔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그곳에서 ‘영완’을 만나고 그와 동거를 시작한다. 그들은 월급날에는 꼭 다이소에 들러 쇼핑을 하면서 소박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초대를 받아 간 영완의 친구 집에서 그들이 낳은 아기를 본 이후로 ‘나’는 다이소에서 산 물건들로 집을 꾸리는 일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그 삶이 더 진짜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아이를 낳고 싶은 ‘나’와 현재로선 무리라는 영완의 갈등은 깊어진다.

▶세븐 어 클락
저녁 7시는 택배상하차 일을 하는 남편이 출근하는 시간, 그리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가 퇴근하는 시간이다. 그 시간을 기점으로 둘은 마주치지 않을 수 있다. ‘나’와 ‘남편’은 몇 년 전 사업이 망하고 채권자를 피해 도망 이사를 하며 사이가 걷잡을 수 없이 멀어졌다. 이미 이혼을 결정했으나 돈이 없어 1년간만 한집에 살기로 한다. 별거보다 못한 동거를 하던 부부는 이케아가 개장하는 날, 이사 온 지 몇 달 만에 함께 소파베드를 사기 위해 함께 쇼핑을 하기로 하는데…….

▶이케아 소파 바꾸기
대학 동기인 사라, 미진, 예주는 하우스 셰어를 시작했다. 그들은 아직 아무것도 없는 셰어하우스를 채우기 위해 함께 이케아에 왔다. 미진은 대기업 인턴, 사라와 예주는 카페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고 있어 그들의 예산은 어떤 가구에든 ‘최저가’여야 한다. 졸업과 동시에 포기를 학습한 스물다섯은 중얼거린다. “서른 살이 정말 오려나.” 미로 같기도 하고,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나오지 못하는 개미지옥 같기도 한 이케아에 머물며 셋은 애매하고 지겹게 유예된 각자의 청춘에 대해 생각한다.

▶쇼케이스
‘희영’과 ‘태환’은 작가 부부다. 함께 산 지 7년에 접어들었지만 결혼식은 올리지 못했다. 희영이 결혼식 대신 원한 것은 ‘글에 집중할 시간’이었다. 태환은 그 말을 들어 주기 위해 자신의 글쓰기를 미루고 정형 기술을 배우며 정육점에서 일한다. 그렇게 일하면 ‘5년 안에 집을 살 수 있다’고 했다. 이케아에 가구를 사러 간 날, 희영은 태환을 위한 깜짝 선물로 집 안 분위기를 바꿔 줄 조명을 사 와 달아 보지만 쇼룸에서 봤던 것과는 달리 환한 조명은 집의 낡고 지저분한 모습을 부각시킬 뿐이다. 5년 후 그들은 샹들리에 조명이 잘 어울리는 집에서 살 수 있을까?

▶이케아 룸
대학생인 ‘소희’는 아르바이트에서 만난 회사의 부장인 열여덟 살 연상의 유부남과 연애 중이다. 그는 소희에게 과제를 하고 학교를 편히 다닐, 그리고 밖에서 남들의 시선을 받지 않고 그와 만날 수 있는 공간인 오피스텔 원룸을 선물한 참이다. 이케아 개점일에 둘은 그 공간을 채울 가구를 보러 이케아에 왔다. 완벽한 신혼집처럼 꾸며진 쇼룸의 침대에 눕고 식탁에 앉아 보는 등 오랜만에 연인다운 즐거움을 누리지만, 우연히 이케아에서 근무하는 ‘오빠’의 지인을 본 후로 다잡고 있던 소희의 마음은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계약 동거
60대 중반의 ‘영순’은 남편과 사별하고 주민센터 영문학 교실에서 가까워진 ‘김 박사’에게 청혼을 받는다. 그와 함께 있을 때면 내내 어둡고 웅크린 듯하던 인생에서 처음으로 편안함과 따스함을 느끼지만, 재혼을 결정하기까지 걸리는 것이 많다. 김 박사와 함께 온통 반짝이고 화려한 이케아의 방들을 보며 며 설레면서도, 엄마만 보면 돈 이야기를 하는 철없이 늙은 아들, 30년도 더 전에 사산으로 잃은 딸, 그리고 홀로 몸을 풀던 좁고 어둡던 방의 기억이 아직도 그녀를 사로잡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데…….

▶빈집
늦은 나이에 영화를 전공한 ‘명희’는 아직 입봉도 하지 못한 단편영화 감독이다. 그는 이번에야말로 입봉작을 찍겠다는 일념으로 이케아에 잠입해 ‘빈집 점거 운동’ 퍼포먼스를 벌일 계획을 세운다. 빈집에 대한 생각을 떠올린 건 스무 살 때 낳은 아들이 명희를 찾아와, 결혼을 약속했던 여자 친구가 결혼 후 살 집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아들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다. 서울의 빈집을 8만 채가 넘고, 이케아의 쇼룸은 50개가 넘는데 명희와 아들이 살 집은 없다. 이케아를 점거하겠다는 명희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2층 여자들
여성 전용 고시원 ‘바우하우스’에는 언젠가부터 크고 작은 전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고시 준비를 하는 205호와 술과 남자를 좋아하는 210호는 익명의 공간인 고시원 홈페이지에서 서로를 헐뜯고 모두 자는 새벽 방문을 두들기고 욕을 하며 싸운다. 이전에도 공용 냉장고의 음식을 몰래 먹거나, 공용 세탁기의 사용 규칙을 가지고 사소한 갈등이 있었으나 그 사건 이후 본격적으로 고시원의 분위기가 냉해지자 주인아주머니는 관리인을 고용한다. 새로 온 총무는 몸집이 크고 일처리가 야무지며, 각 방 거주자들의 친구이자 상담가가 되어 주는데…….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물건들 7
세븐 어 클락 53
이케아 소파 바꾸기 87
쇼케이스 117
이케아 룸 157
계약 동거 187
빈집 217
2층 여자들 241

작가의 말 281
작품 해설
신자유주의 소비자들의 감정 구조_강유정 283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