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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Nous sommes tous des cannibales)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Nous sommes tous des cannibales)
저자 :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
출판사 : arte
출판년 : 2015
ISBN : 9788950961442

책소개

거장 레비 스트로스의 시선으로 읽는 이 시대의 뜨거운 쟁점들!

20세기를 대표하는 석학이자 구조주의의 아버지,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의 유작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장장 11년에 걸쳐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La Repubblica》에 기고한 글을 모아 발간된 책으로, 19세기를 관통한 서구 식민지배의 산실인 ‘문명(선)과 야만(악)의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에 종지부를 찍은 레비 스트로스의 연구가 망라된 역작이다.

시대의 뜨거운 쟁점을 담은 16 가지의 논쟁과 그에 대한 시평 앞에는 1952년에 발표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삶과 죽음의 역학관계로 풀어낸 「산타클로스의 처형」을 실어 인류학적 면에서 벗어남이 없도록 섬세하게 배치했다. 이른바 문명사회의 사례와 원시사회의 사례들을 두루 고찰한 저자의 메시지는 명징하다.

복잡한 사회와 ‘원시적이거나 태곳적’이라고 부당하게 일컬어지는 사회 간에는 일반적인 생각처럼 큰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하나의 문화가 권위를 앞세워 다른 문화를 재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을 거부한 작가의 오랜 철학적 신념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진 것이 가까운 것을 밝혀주지만, 가까운 것도 멀리 떨어진 것을 밝혀줄 수 있다”라는 작가의 메시를 볼 수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철학부터 인류학까지, 광우병에서 이민 문제까지…
이 시대 뜨거운 쟁점들을 거장 레비 스트로스의 유작으로 읽는다!

“멀리 떨어진 것이 가까운 것을 밝혀주지만
가까운 것도 멀리 떨어진 것을 밝혀줄 수 있다.”

서양 우월주의에 제동을 건 구조주의 인류학의 거장 레비 스트로스
다양한 시대의 관심사를 담아낸 위대한 유작!


20세기를 대표하는 석학이자 구조주의의 아버지,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의 유작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장장 11년에 걸쳐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La Repubblica』에 기고한 글을 모아 발간된 이 책은 19세기를 관통한 서구 식민지배의 산실인 ‘문명(선)과 야만(악)의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에 종지부를 찍은 레비 스트로스의 연구가 망라된 역작이다.
종교 문제, ‘광우병’ 파동, 여성의 지위와 관련된 문제, 문화권마다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는 식인 풍습, 다민족 국가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편견….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에 실린 논쟁들은 폭넓으면서도 자못 도전적이다. 이같이 시대의 뜨거운 쟁점을 담은 열여섯 가지의 논쟁과 그에 대한 시평 앞에는 1952년에 발표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삶과 죽음의 역학관계로 풀어낸 「산타클로스의 처형」을 실어 인류학적 면에서 벗어남이 없도록 섬세하게 배치했다. 이른바 문명사회의 사례와 원시사회의 사례들을 두루 고찰한 저자의 메시지는 명징하다. 복잡한 사회와 ‘원시적이거나 태곳적’이라고 부당하게 일컬어지는 사회 간에는 일반적인 생각처럼 큰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하나의 문화가 권위를 앞세워 다른 문화를 재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을 거부한 작가의 오랜 철학적 신념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진 것이 가까운 것을 밝혀주지만, 가까운 것도 멀리 떨어진 것을 밝혀줄 수 있다”라는 작가의 메시지가 다시 한 번 드러나는 지점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책에 실린 시평들이 20세기 후반에 쓰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 쟁점들은 2015년 현재에도 여전히 뜨겁게 전 세계를 관통하고 있다. 시대를 꿰뚫는 위대한 인류학자의 통찰력이 우리가 사는 21세기 문화비평의 발판이 되는 순간이다. 작가의 오랜 벗이자 프랑스 철학자인 카트린 클레망은 작가 사후 그를 추모하며 이 같은 평을 남겼다. “레비 스트로스가 원시적 사유는 원시인의 사유가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원시적 사유라고 설명할 때 원시인과 우리 사이에 어떤 정신적 기능의 차이도 없어졌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적 혁명이다.” 이 책에 대한 보다 자세한 소개는 이 책의 옮긴이이자 불문학자이며 촘스키 등 여러 학자들의 저서를 두루 연구하고 옮긴 번역가 강주헌의 글로 대신한다.

야만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문명이란 무엇인가? _강주헌

‘야만적’이란 것은 과연 무엇일까? 테크놀로지의 수준을 기준으로 한다면, 현재보다 과거는 분명히 야만적이다. 삶의 방식에서는 야만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지금처럼 분열된 가족 구조가 과거의 대가족 구조보다 문명화되고 덜 야만적인 것일까? 인간의 삶에서는 기준을 정할 수 없는 것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른바 자기민족주의에 사로잡혀 “자신의 관습에 속하지 않은 것은 야만적인 것”(몽테뉴)이라고 생각한다. 결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의 문제인 것까지 선악을 따지려 한다. 이런 습성을 극복하는 방법론의 하나로 레비 스트로스는 구조주의적 분석을 제시한다. 요컨대 사회현상은 그 현상이 해당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가 1989년부터 2000년까지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La Repubblica』에 기고한 16편의 글을 새롭게 편찬한 것이지만, 1952년 『현대』에 발표한 「산타클로스의 처형」을 첫머리에 소개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처럼 40년 전에 쓴 글을 첫머리에 배치한 것에서도 ‘구조주의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라는 레비 스트로스의 의도가 읽혀지는 듯하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16편도 흥미롭다. 11편은 구조주의적 관점에서 사회현상을 분석한 사례이며, 나머지 5편은 이론적인 접근에 가깝다. 특히 사례 분석에서 ‘식인종’과 ‘미친 소’를 관련짓고, 소의 골분을 소에게 먹이고 그렇게 사육한 소를 도축해 먹는 인간은 문자 그대로의 식인종과 다를 바가 무엇이겠느냐고 제기하는 의문에서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
마야문명을 대상으로 ‘발전에는 하나의 유형만이 존재하는 것일까?’라는 문제를 분석해가는 과정도 무척 흥미롭다. 수렵과 채집 종족들은 농업을 몰랐기 때문에 그런 삶에 만족했던 걸까? 생산성을 앞세운 삶 자체를 멀리하고 싶었던 것일까? 생산성을 추구하는 원칙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만의 독점물은 아니었다는 게 마야문명 분석에서 확인된다. 결국 “멀리 떨어진 것이 가까운 것을 밝혀주지만, 가까운 것도 멀리 떨어진 것을 밝혀줄 수 있다”라는 레비 스트로스의 주장이 다시 증명되는 셈이다.
이론에 대한 접근에 가까운 5편의 글(신화적 사고와 과학적 사고, 몽테뉴와 아메리카 대륙, 오귀스트 콩트와 이탈리아, 순환론: 비코, 새로운 신화를 통한 증명)도 완전히 이론에만 집착하지는 않는다. 여기에서도 흥미로운 사례가 소개된다. 특히 구조주의 비판에 대한 응답으로 제시되는 찰흙과 항문에 관련된 신화는 무척 흥미롭다.
구조주의가 구시대적인 냄새를 풍긴다며,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현실 세계를 제대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이론가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번역한 나 자신도 페르디낭 드 소쉬르를 읽으며 오염되지 않은 본래의 구조주의를 배운 까닭에, 이 글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구조주의의 설득력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책속으로 추가

인간이 의식하든 않든 간에 살아 있는 생명체를 죽여서 영양을 취한다는 사실이 인간에게 철학적인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은 조금도 놀랍지 않다. 따라서 그런 철학적인 문제를 모든 사회가 나름대로 해결하려고 애썼다. 『구약성서』는 인간의 육식을 타락의 간접적인 결과로 해석한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는 채소와 열매만을 먹었다(「창세기」1장 29절). 노아 이후에야 인간은 육식동물이 되었다(「창세기」9장 3절). 인간과 다른 동물들 간의 이런 단절이 바벨탑 이야기 직전에 있었다는 게 의미심장하다. 바벨탑 사건은 인간들 간의 단절이기 때문에, 인간들 간의 단절은 앞서 있었던 인간과 다른 동물들 간의 단절에서 비롯된 결과이거나, 그런 단절의 한 특수한 사례쯤으로 여겨진다.
이렇게 생각하면 육식은 어떤 의미에서 채식의 보충이 된다. 반면에 문자가 없는 일부 종족은 육식이 식인 풍습을 어렵게 약화시킨 형태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사냥꾼(혹은 어부)과 사냥감 간의 관계를 친척 관계에 근거해서 생각함으로써 그 관계를 인격화한다. 예컨대 결혼이나 더 직접적인 인연을 통해 맺어진 친척 관계, 혹은 부부 관계로 생각한다(프랑스어도 그렇지만 세계의 모든 언어가 은어적 표현에서 먹는 행위와 성교 행위를 동일시한다). 따라서 사냥과 고기잡이는 같은 종족 내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식인 풍습으로 여긴다.
― 164~165쪽 중에서

광우병만이 우리에게 육류 섭취를 멀리하라고 경고하는 유일한 변수는 아니다. 앞으로 한 세기 내에 인구가 십중팔구 두 배로 증가할 세계에서, 가축들은 인간에게 무서운 경쟁자가 될 것이다. 현재에도 미국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3분의 2가 가축을 먹이는 데 사용된다.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가축이 생존 기간에 소비하는 칼로리 양이 살코기의 형태로 우리에게 돌려주는 칼로리 양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중략)
인구는 증가하는 반면에, 침식과 도시화의 영향으로 경작 가능한 토지는 줄어들고, 석유 매장량과 수자원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전문가들은 인간이 완전히 채식주의자가 되면 현재의 경작 면적으로도 두 배의 인구를 먹일 수 있다고 추정한다.
서구 사회가 식습관을 바꾸기 시작한 것처럼, 육류 소비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런 상황에서 광우병 파동은 육류 소비를 더더욱 억제하며 현재 진행 중인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또한 광우병 파동은 이런 변화에, 우리 인간이 자연계의 질서를 위반한 대가로 치르는 막연한 감정에서 비롯되는 신비로운 면을 더할 것이다.
― 170~171쪽 중에서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서문 _ 모리스 올랑데

산타클로스의 처형, 1952년
세상이 거꾸로 뒤집힌다면
발전에는 하나의 유형만이 존재하는 것일까?
여성 할례와 대리출산
『스라소니 이야기』
민족학자의 보석
예술가의 초상
몽테뉴와 아메리카 대륙
신화적 사고와 과학적 사고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오귀스트 콩트와 이탈리아
푸생의 그림에 담긴 주제에 대한 다양한 해석
여성과 사회의 기원
‘미친 소’ 파동의 교훈
외삼촌의 귀환
새로운 신화를 통한 증명
순환론: 비코의 뒤를 쫓아서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