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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의 연대기 (이노우에 야스시 소설)
내 어머니의 연대기 (이노우에 야스시 소설)
저자 : 이노우에 야스시
출판사 : 학고재
출판년 : 2012
ISBN : 9788956251745

책소개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기억하는 사모곡!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올랐던 일본의 국민작가 이노우에 야스시의 자전적 소설 『내 어머니의 연대기』. 문예지 「군상」에 각각 1964년, 1969년, 1974년에 발표된 , , 으로 이루어진 삼부작 소설 『내 어머니의 연대기』는 1977년 출간된 이래 작가의 대표 자전 소설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소설에는 노쇠와 치매로 고통을 받는 작가의 어머니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어머니의 노년에 드러나는 말과 행동을 차분하게 이야기한다. 때로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때로는 따스하고 유머러스하게 어머니의 치매와 죽음을 담담히 그려냈다. 이번 번역본에는 죽음이라는 비슷한 주제를 다룬 자전적 내용의 단편 를 함께 담아 소개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국보급 작가
이노우에 야스시가 치매 어머니에게 바친 절절한 사모곡


“다 잊어버렸어요. 노망이 들어서.”
“괜찮아요. 기억이 안 나도.”
나는 말했다. 기묘한 일이었지만 어머니가 옛날 일을 기억해내려는 표정과 고개를 기울이거나 얼굴을 숙이며 무릎 위로 시선을 떨어뜨리는 모습에는 참회라도 강요하는 듯한 조심스러움과 측은함이 있었다. 어머니에게 옛날 일을 기억시킬 권리는 나에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의 경우에 잃어버린 기억 속에서 무언가를 끌어내려는 것은 그야말로 눈이 내리는 얼어붙은 늪에서 나무 조각 뭉치 따위를 끌어내는 작업일지도 모른다. 괴롭고 슬픈 일일 것이다. (『내 어머니의 연대기』 삼부작 중 「설면」, 186쪽)

이노우에 야스시가 꼽은 대표 자전 소설, 『내 어머니의 연대기』삼부작

이노우에 야스시는 우리 독자들에게 역사소설가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역사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바탕으로 펴낸 『둔황』(1959),『풍도』(1963) 등이 유명하다. 1976년 일본 문화훈장을 받았고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일본의 국보급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내 어머니의 연대기』는 「꽃나무 아래에서」,「달빛」, 「설면(雪面)」의 세 단편으로 이루어진 삼부작 소설이다. 각각 문예지 『군상(群像)』에 1964년, 1969년, 1974년에 발표되었고 1977년 고단샤가 삼부작을 묶어 출간한 이래 이노우에 야스시의 대표 자전 소설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 번역본에는 삼부작과 마찬가지로 자전적 내용의 단편이자 죽음이라는 비슷한 주제를 다룬 「묘지와 새우감자」가 추가되었다.
이노우에 야스시는 이 작품들에 대해 스스로 ‘수필도 소설도 아닌 형식’이라고 말하고 있다. 치매를 앓는 어머니라는 사실적 소재를 다루었기에 주로 허구를 통해 역사적 상상력을 펼쳐온 기존 소설과는 궤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머니의 노년을 응시하며 죽음과 인간사라는 보편적인 테마를 미시적 시선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일본의 사소설 전통을 잇고 있다.
이노우에 야스시는 죽음을 앞두고, 자신이 죽은 후 30년이 지나도 사람들의 마음에 남을 작품으로 『시로밤바』와 『공자』, 그리고 『내 어머니의 연대기』를 꼽았다고 한다. 어머니에 대해 쓴 소설이지만 실상 저자가 어머니를 거울삼아 자신의 노년을 감당하고 죽음과 대면하려 했음을 묵직하게 드러내는 대목이다.

인생을 약처럼 달여 보면 무엇이 남을까?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의 집착에서 삶과 죽음을 생각하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노쇠와 치매로 고통 받으며 죽음의 언덕길을 내려간 이노우에 야스시의 어머니다. ‘나’는 어머니의 노년에 드러나는 말과 행동을 차분하고 담담하게 응시하고 고찰한다. 어머니는 자신을 돌보는 아들딸을 하인으로 여긴다. 평생을 함께한 아버지의 존재는 머릿속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없다. 어린 시절 양자로 들어왔던 오촌 오빠와의 어슴푸레한 연정 이야기를 고장 난 레코드 판처럼 반복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처연한 슬픔을 자아낸다. “어머니는 걸어온 긴 인생을 70대, 60대, 50대, 이렇게 걸어온 방향과는 반대로 지우고 있는 것이다.” (『내 어머니의 연대기』 삼부작 중 「달빛」, 67쪽)
하지만 점점 과거를 지우며 어린아이로 돌아가는 중에도 어머니가 집착하는 것이 있다. 집에 누가 와도 관심을 보이지 않지만 젊은 아가씨를 만나면 상대가 누구더라도 꼭 시집은 갔느냐고 묻고, 시집간 사람한테는 아이가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결혼과 출산’, 그리고 가족 여행 중에도 ‘부의금 첩’을 몸에서 떼놓지 않는 에피소드에서 보듯 ‘죽음’만이 관심사로 남는 것. 이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매제 아키오의 입을 빌려 다음처럼 표현된다.

“부의금을 받고, 받은 금액만큼 돌려준다, 이건 분명 인간의 채무관계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인지도 몰라요. 어딘가 불길하기도 하지만 훌륭한 것 같기도 해요. 확실히 사람은 태어나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죽는다, 인생을 약처럼 달여 보면 결국 이것만 남을지도 모르죠.”(『내 어머니의 연대기』 삼부작 중 「달빛」, 79쪽)

때로는 냉정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때로는 따스하고 유머러스한 필치로
어머니의 치매와 죽음을 담담히 그려내다


치매 증상을 보이는 노부모를 돌보는 가족의 고통은 오늘날 고령화사회의 중대 문제다. 이미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오백 만을 넘은 우리나라 또한 2026년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가 된다. 이 자전적 소설은 치매 노인이 있는 가족들이 현실적으로 겪게 되는 혼돈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기억이 사라진, 여백과도 같은 공간에 덩그러니 서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바라보는 다양한 가족들의 모습이 이노우에 야스시의 따스하고 유머러스한 필치로 묘사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통곡하는 비통함만이 슬픔의 표출 방식은 아니듯 조용한 침묵과 담담한 시선으로 표출되는 아픔”(작가 후기, 231쪽)이 더욱 강조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내 어머니의 연대기
꽃나무 아래에서 9
달빛 55
설면 125

묘지와 새우감자 193

해설 215
역자 후기 229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