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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농부로부터
<strong>농부로부터
저자 : 이태근|이택근|천호균|이인경
출판사 : 궁리
출판년 : 2011
ISBN : 9788958202233

책소개

20여 년 동안 유기농 한 우물을 판 이태근과 도시의 생활 혁명을 꿈꾸는 쌈지농부의 천호균의 대담집. 흙살림 이태근과 쌈지농부 천호균의 만남은 다소 낯설어 보일 수도 있다. 한 사람은 농부인 동시에 농업과학자이고, 또 한 사람은 다양한 아름다움을 추구해온 사업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이 만나는 접점에 ‘흙, 농사, 농부’라는 키워드가 있으니, 이들은 2011년 여름, 의기투합하여 흙살림은 생산을, 쌈지농부는 유통을 맡아 협력하는 농산물유통매장 ‘농부로부터’를 파주 헤이리와 출판단지, 한남동에 열었다.



이 책에서 두 저자는 ‘농사, 사회적 기업, 새로운 삶’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놓고, 중년 독자들에게는 도시적 삶의 새로운 대안을 꿈꿀 수 있도록, 청년 독자들에게는 길들여진 삶보다는 새롭게 개척하는 삶을 상상하도록 촉매제 역할을 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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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여 년 동안 유기농 한 우물을 판 흙살림의 이태근
도시의 생활 혁명을 꿈꾸는 쌈지농부의 천호균


1984년 충북 괴산으로 내려가 농민운동을 시작한 이태근은, 1991년 괴산미생물연구회에서 출발한 흙살림을 20년째 꾸려가고 있다. 토종종자, 유기농업 재배기술, 유기농인증, 농산물유통, 농업정책을 연구하여 유기농업이 우리 사회의 중심이 되도록 헌신해왔다. 흙살림(www.heuksalim.com)은 2008년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아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천호균은 1993년 ‘핸드백을 입자’라는 독특한 슬로건의 ‘쌈지’를 탄생시켰다. IMF 때 작업실이 없는 작가를 위해 스튜디오를 빌려주는 ‘쌈지스페이스’를 만들어 10년 넘게 후원했을 정도로 그의 예술사랑은 열렬하다. 인사동 ‘쌈지길’을 만들고, 인디밴드를 발굴하는 ‘쌈지사운드페스티벌’을 13년째 꾸준히 열고 있다. 2009년 서울형 예비 사회적 기업 ‘쌈지농부’(www.ssamzienongbu.com)를 만들어 다양한 농촌디자인컨설팅을 진행했고, 2010년 파주 헤이리에 생태가게 ‘지렁이다’, 생태문화공간 ‘논밭예술학교’, 유기농 레스토랑 ‘오가닉 튼튼밥상’을 열었다.

흙살림 이태근과 쌈지농부 천호균의 만남은 다소 낯설어 보일 수도 있다. 한 사람은 농부인 동시에 농업과학자이고, 또 한 사람은 다양한 아름다움을 추구해온 사업가이다. 이 두 사람이 만나는 접점에 ‘흙, 농사, 농부’라는 키워드가 있으니, 이들은 2011년 여름, 의기투합하여 흙살림은 생산을, 쌈지농부는 유통을 맡아 협력하는 농산물유통매장 ‘농부로부터’를 파주 헤이리와 출판단지, 한남동에 열었다. 이 책에서 두 저자는 ‘농사, 사회적 기업, 새로운 삶’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놓고, 중년 독자들에게는 도시적 삶의 새로운 대안을 꿈꿀 수 있도록, 청년 독자들에게는 길들여진 삶보다는 새롭게 개척하는 삶을 상상하도록 촉매제 역할을 하고자 했다.

“진정한 농사, 흙을 살리는 농사는 인류가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되어줍니다. 저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선한 본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기농업은 도시문명과 기계문명이 갉아먹어버린 인간의 심성을 재생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과속이 익숙해진 시대에 유기농업은 상당히 비효율적인 방법이지요.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고 손도 많이 가고요. 하지만 유기농업은 절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가치들을 일깨웁니다. 그중 하나가 공존입니다. 유기적이란 말의 의미가 몸의 기관 즉 유기체의 조직처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잖아요.”(이태근)

“자기만의 아름다움을 다른 말로 스타일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당신, 스타일 좋은데.”라는 말을 들을 때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스타일은 옷이나 구두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겁니다. 삶에도 역시 스타일이 존재합니다. 좋아하는 취향, 강한 신념, 사람을 대하는 태도, 인생의 꿈 등이 섞여 있는 결과이지요. 갈수록 농사는 삶을 아름답게 가꿔준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농사가 예술일 수 있는 것은 흙이 가진 신비로운 힘 덕이겠지요. 흙과 가까이 하면 삶은 아름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천호균)

성공과 출세를 위한 경쟁과 스펙 과시만이 유일한 잣대가 된 이 시대에
느리지만 뚜벅뚜벅 ‘나’답게 살아온 두 사람이 던지는 새로운 삶의 풍경


공사(工事)가 된 농사(農事), 공장이 된 농장
이태근 흙살림 대표는 불과 50년 전까지만 해도 ‘유기농’이라는 말이 따로 없었다고 전한다. 전통적으로 농사짓던 방식이 바로 유기농이었기 때문이다. 흙살림연구소에서 흙을 살피고 미생물 연구를 하다보면 이 세상에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쉼 없이 움직이고 있는 작은 미물들이 거대한 생명의 숲을 이루고 있다는 것에 놀랄 때가 많다고 한다. 생명체들은 서로 어울려 살며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 세상 만물은 모두 제각기 소중한 존재임과 동시에 관계의 그물망에 있어 소중한 그물코가 된다. 얽히고 설켜 생명의 그물을 이루는 것이다. 농촌 생산자와 소비자, 너와 내가 그렇다. 단절, 외면, 대결 구도는 비극의 시작이다. 화학비료와 제초제에 메말라가던 흙이 조금씩 본래의 생기를 되찾는 모습을 보면서 이태근 대표는 점차 문명이란 것이 무엇인가를 살피기 시작했다. 인류문명의 긴 역사에 비추어 현대문명은 채 200년도 되지 않는다. 그 문명은 편리함과 동시에 엄청난 폐해를 가져왔다. 과거의 낡은 소비 방식에서 벗어나 단순 소박한 삶의 연습이 필요하다. 욕구의 질이 달라져야 한다.

“우리나라 인구 5천만 명 중 농민이 320만 정도를 차지합니다. 앞으로 20년 안에 농민 100만 명을 유지하면 그나마 다행이지요.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줄어들면, 그 자체가 위기입니다. 기업농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는 이들도 있지만 우리 국토의 모양과 토양은 기업의 대토지 농업에 맞지 않아요. 기업농에서 유기농을 선택하겠습니까? 당연히 경제성을 우선할 테고, 세월이 가면 농약이나 비료로 땅은 죽어버릴테니 기업농도 망하는 겁니다. 아주 먼 미래의 일 같지요? 이미 관행농업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비료와 농약을 아무리 뿌려도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늘지 않고 있어요.
지속가능성이라는 말을 쓰는데, 농업이야말로 지속가능하게 만들어야 해요. 그 일을 감당할 사람을 지켜줘야 하고 길러내야 하고 응원해줘야 합니다. 그게 도시와 농촌이 사는 길입니다. 도시는 농촌에 빚진 게 많습니다. 또한 농촌이야말로 도시인들의 병원이기도 합니다. 도시에 살면서 지친 사람들이 시골로 내려가서 몸과 마음을 위로받지 않습니까? 거듭 강조하지만 먹을거리만 해도 그렇습니다. 하나의 도시를 먹여 살리는 데 도시면적의 100배에 해당하는 넓은 농지가 필요해요. 농촌이 사라진다면 도시의 생존도 위태롭습니다. 농촌의 환경이 살아야 도시의 안정한 생활이 보장됩니다.
강의를 할 때마다 제가 강조하는 얘기가 쌀값인데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쌀값은 지나치게 싸게 책정되어 있어요. 일인당 쌀 소비량이 78킬로그램까지 떨어졌거든요. 한 사람이 일 년에 한 가마도 못 먹는다는 결론인데, 계산해보면 일 년간 주식비로 15만원을 쓰는 겁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이 일 년에 마시는 커피값만 해도 15만원은 넘을 것 같은데요. 쌀값이 올라 물가가 상승한다고 할 때 서민들이 고통을 겪는다고 말하지만, 가만히 따져보면 그 고통의 원인은 열심히 일해서 제값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비롯됩니다. 노동자의 임금이나 농부의 쌀값이나 다 마찬가지죠. 제값을 치르도록 하고 그 기준에서 임금도 세금도 정리가 되어야 됩니다.“(이태근)

쌈지 천호균 대표는 2008년 말 서울디자인올림픽이라는 행사가 열렸을 때, 그곳에 참여하면서 “농사가 예술이다”라는 슬로건을 만들게 되었다. 명함에도 썼을 만큼 이 슬로건은 이제 그의 인생에서 이름값과 동등한 무게를 갖게 되었다. 기업 ‘쌈지’를 운영해오면서 소외된 아름다움, 오래된 아름다움에 관심 있는 예술가들과 소통을 많이 해왔는데, 그들이 주로 농사, 농부, 농촌에서 영감을 얻는 것을 목격했다. 생활은 고달프지만 무언가를 창조한다는 기쁨, 혹은 이게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어떤 운명 같은 것을 안고 작업하는 걸 보면서, 천 대표는 농민들에게서도 비슷한 연민이나 동지의식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예술의 변방지대에 있던 그들이, 산업화로 인해 변방으로 밀려난 농민의 삶을 주목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 작가들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천 대표는 예술이 자연스럽게 농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흙을 만질 때 예술적 감성이 길러진다, “농사가 예술이다”라는 구호 아닌 구호를 만들게 되었다.

풀뿌리 기업이 사회를 먹여 살린다
흙살림은 2008년에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을 받았고, 쌈지농부는 2009년에 서울형 예비 사회적 기업이 되었다. 문화예술의 창조적 결합을 추구했던 천호균 대표와 흙살림의 미래적 가치를 실천해낸 이태근 대표는 새로운 기업관을 주고받으며 진정한 창조와 나눔을 모색했다. 눈에 띄는 점은 흙살림의 이태근 대표는 일종의 운동의 형태에서 시작해 기업을 일구었고, 쌈지농부의 천호균 대표는 기업을 꾸리다 운동을 하게 된 케이스라는 점이다.

흙살림 이태근 대표는 농산물 직거래나 친환경 농산물을 찾는 소비도 윤리적이란 말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어디서부터 어떤 과정으로 생산된 것인지를 살피고, 생산자로 하여금 주인의식을 갖게 해서 농작물의 품질을 높여나가도록 하면, 윤리적 소비는 곧 윤리적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농작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금세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어떻게 정직한 시장을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왔다. 시장이 투명해지려면 생산자는 자신의 생산과정에서 윤리적 기준을 바로 세우고, 소비자는 그걸 생산품에 대한 신뢰로 환산해서 돈으로 지불하면 된다. 양쪽 다 손해를 보지 않는 건 물론이고, 이를 넘어서서 보이지 않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쌈지농부 천호균 대표가 하고 있는 일 가운데 하나가 농촌 디자인컨설팅 사업인데, 컨설팅을 할 때 중심에 둔 것이 바로 윤리적 가치이다. 마을 공동체가 신뢰가 가는 생산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지역을 살리는 동력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디자인컨설팅을 하기 위해 지방을 오가면서, 지역이 살아나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희망을 가지기 힘들겠다는 전망을 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한 마을에 목수, 선생님, 농부 등 각기 다른 재주와 능력을 가진 이들이 그 재능을 서로 나누면서 하나의 작은 생태계를 이루며 살아왔다. 그런데 이제는 유기적인 관계가 끊기면서, 마을이 죽어가고 있다. 다시 마을에 사람이 모여들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기댈 언덕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자연 환경과 지역의 문화를 잘 살펴서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제품 또는 서비스를 생산하면 그것이 곧 새로운 공동체의 기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천 대표는 예상했다. 서로의 삶을 북돋아주는 기운, 살림의 정신이 상품에 스며들면 그게 소위 말하는 브랜드 가치이고 최상급의 윤리적 가치가 될 것이다. 그 가치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시작할 것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기업의 목적이 이윤 추구라는 데 토를 달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모든 경제활동이 이윤추구로만 향해야 하는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호주의 한 원주민 부족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비즈니스란 사람들이 먹고 사는 데 필요한 재료들을 조달하게 위해 생긴 것인데 오늘날의 비즈니스는 사람이 아니라 그 자체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버렸다고요. 돈벌이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서 삶이 피폐해진 현실을 누구나 동감하고 공감하잖아요? 전 자본주의가 이런 문제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봅니다. 자본주의를 철폐할 것인가, 아닌가, 라는 문제까지 논할 능력은 부족하지만, 적어도 현실에서 자본주의는 이윤추구다, 이런 식으로 그걸 정당화하는 논리만 존재한다면 우리 사회는 분명히 이 이윤추구에 의해 언젠가 크게 당하고 말 겁니다.”(이태근)

“착한 자본주의라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이윤추구라는 말로 기업의 모든 행태가 정당화되는 것은 분명 비판을 받아야 합니다. 단순히 돈만 밝히지 않는다고 하면서 흔히 꺼내는 말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인데요. 이 말도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일차원적인 차원에서 좁게 해석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기업 활동 전 과정에 걸쳐 자기책임을 갖는 태도가 필요하죠. 우리가 사회적 기업이라고 따로 부르고 있지만, 사실 모든 기업은 태생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천호균)

스펙보다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모색하라
30여 년 전 이태근 대표가 괴산으로 내려가 농민운동을 하겠다고 하자, 주위 친구들은 그가 하는 일을 무모하고 답답하게 보았다. 대학을 졸업한 뒤 친구들 대부분은 대기업에 취업을 했는데, 취직할 생각은 않고 시골로 내려가려는 그를 보고 사람들은 딱하게 여겼다. 이 대표는 촌스러움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촌을 일으키는 것이 꿈이었다. 아이들 교육이나 노인 복지까지 두루두루 책임질 수 있는, 서로가 울타리가 되어주는 마을 공동체를 만들고자 애썼다. 넓은 길을 가는 대신 자신만의 좁은 오솔길을 걸어온 보람이 이제야 찾아오는 걸까. 퇴직을 한 친구들이 흙살림에서 할 일이 없겠느냐고 문의를 많이 해온다고 한다. 한창 직장 생활을 할 시기에는 가족들을 책임져야 하고, 선뜻 내키지 않는 일도 마지못해 해야 하지만, 은퇴할 시기가 되면 인생을 돌아보고 총체적인 점검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인생 내공은 직책이나 학력 같은 겉치장을 떼어냈을 때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에서 드러난다. 몸값 올리려고 애를 쓰고, 이름값을 하고 살아야 한다고 하지만 제일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격은 꼴값, ‘생긴 대로의 가격’, 자신의 맨얼굴 값일 것이다. 여기서 꼴값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뿐만 아니라, 그 사람에게서 풍기는 독특한 분위기, 인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분위기는 어떤 생각을 제일 많이 했는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왔는지를 드러내주는 하나의 이력서나 다름없다.

이태근, 천호균 대표는 성공과 출세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하는 매뉴얼, 그러니까 스펙을 이야기하며, 똑같은 매뉴얼만을 따라하려다가는 자기다움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을 우려한다. 자기만의 개성을 가꾸고 돌보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 스타일은 옷이나 구두에만 국한되지 않고, 삶 여기저기에서 향내를 풍긴다. 좋아하는 취향, 강한 신념, 사람을 대하는 태도, 인생의 꿈 등이 섞여 있는 결과이다.

“저는 연대라는 것이 일상적 리듬을 가지고 마치 생활 속 혁명과도 같이 퍼져 나갔으면 합니다. 과정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신나게, 명랑하게, 요즘 말로 하자면 쿨하게 말이죠. 어떤 영화에서 나온 대목인데 “춤이 없으면 혁명이 아니다”, 뭐 이런 것처럼.
저도 청년기를 잘 보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렵지만, 젊은 친구들이 조금 더 일찍 아름다움에 눈을 떴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만일 제가 개성 있고, 독특하고, 생긴 대로 아름다움을 보다 일찍 느꼈다면, 사회를 보는 시선이 훨씬 넓어지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특히 포용력이라는 관점에서요. 그래서 저는 요즘 젊은이들이 무엇보다도 자신의 개성을 자신감 있게 표현하고, 오래된 것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미감을 중요하게 여기고, 우리 사회의 소외된 아름다움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저절로 우리사회는 일률적으로 돌아가는 대신에, 개성 있는 다양한 기회들이 생기고 보다 정의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천호균)

“젊은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생각의 전환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일류대를 못 가면 인생의 낙오자가 된다는 생각, 대기업에 못 들어가면 3류 인생이 된다는 생각 등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인생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지요. 이런 것들은 젊은 세대에게만 강요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기성세대로부터 유전되어 온 이유가 크기 때문이죠. 젊은이들이 아무리 어려운 현실 앞에 부딪혀도 사람들과 충분히 마음을 나누면서, 제발 “쫄지 말고”, 새로운 ‘혁명’을 상상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인도의 생태운동가 사티쉬 쿠마르는 우리가 풍요를 얻기 위해 희생의 제물로 삼은 것이 세 가지, 3S가 있다고 했습니다, Soil, Society, Soul 이렇게 세 가지인데요. 3S와 이어지면 다른 길로 갈 수 있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땅과 이어지고 자신의 영혼과 이어지고 그것이 사람들과 이어져야지요.”(이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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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함께 쓰는 서문
내가 만난 천호균
내가 만난 이태근

1 도시, 이제는 살림이다
두 남자, 살림에 눈뜨다
농부는 아티스트, 농사가 예술이다
논은 최고의 정원, 농사는 아름다운 땅을 확장한다
공사(工事)가 된 농사(農事), 공장이 된 농장
땅값보다 흙값을 물어봅시다
농부로부터 자연으로부터 부는 바람, 도시를 바꾸다

2 논밭은 나의 영원한 연구실 - 이태근 흙살림 회장
논에서 세상을 배웠다
바꿔야 산다
흙살림은 재야연구소, 논밭은 영원한 연구실
생명의 기운을 살려야

3 먹고 살기와 먹여 살리기 - 다른 기업을 상상하다
사업이에요? 운동이에요?
일이란 무엇인가
풀뿌리 기업이 사회를 먹여 살린다
가치가 이윤이 되는 사회

4 내 인생의 전략은 언제나 ‘아트’ -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개성 있어야 이쁜 거야
나의 특기는 물끄러미
쌈짓돈으로 쌈지를 열다
사랑하기 대회, 어디 없나요?

5 딴짓을 해야 다른 길이 열린다
맥도널드 햄버거와 토종콩두부
즐거운 이중생활을 꿈꾸다
참 고마운 사람
연애를 하라, 연대를 하라
스펙보다 스타일을 찾아라

에필로그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