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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이행기의 유림
근대이행기의 유림
저자 : 권오영
출판사 : 돌베개
출판년 : 2012
ISBN : 9788971994993

책소개

『근대이행기의 유림』은 근대이행기에 이 땅에 살다 간 다양한 유림의 사상과 활동을 통해 조선 이학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책이다. 조선 이학의 장구한 흐름 속에서 그 종국에 해당하는 19세기에 조선의 이학자들이 어떻게 당시 난국을 진단하고 이를 사상적ㆍ실천적으로 극복하여 나갔는지를 탐구한다. 그들의 치열한 학문적 삶과, 외세의 침략에 적극 대응하여 구국운동의 전선에서 활동한 실천의 모습, 순국으로 헌신한 의리 정신이 드러나 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조선 이학(理學)의 장구한 흐름 속에서 그 종국(終局)에 해당하는 19~20세기에, 조선 유학자들은 당시의 난국을 어떻게 진단하고 이를 어떤 사상과 실천의 방식으로 극복하여 나갔을까? 이 책에서는 근대이행기에 이 땅에 살다 간 유림들의 다양한 사상과 활동을 통해 조선 이학의 역동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안에는 이학 이론에 철저히 파고 들었던 그들의 치열한 학문적 삶과, 외세의 침략에 적극 대응하여 구국운동의 전선에서 활동한 실천의 모습, 순국으로 헌신한 의리 정신이 드러나 있다.

격변의 근대이행기를 살다 간 유림들의 다양한 삶

19세기 말~20세기 초, 제국주의 열강의 침략으로 국가의 내ㆍ외적 위기가 가중되던 근대이행기에 조선은 오백여 년간 지속되던 나라가 멸망하고 마침내 주권을 일제에게 강점당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에서는 조선 이학의 마지막 시대라 할 수 있는 이 시기 한반도에 살고 있었던 유학자들, 즉 유림(儒林)들의 다양한 모습을 연구하고 그려 내었다. 그들이 어떠한 삶을 살았고 어떤 사상과 실천으로써 스스로를 역사적 주체로 정립하였는지를, 대표적인 학맥과 특징적인 인물들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유림은 유교 국가 조선에서 전국의 각 지역 사회를 대표하는 사회지배층이자 지성과 여론을 대변하는 지식인이었다. 그런 유림들에게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조선 사회의 각종 사회적 모순과 위기, 나아가 을사늑약과 경술국치 등의 사태는 비할 데 없는 위기의식과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그에 대응하는 유림들의 자세 또한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 책에 그려져 있는 유림의 삶과 죽음의 모습에는 그러한 점이 잘 나타나 있다. 안동 풍산유씨 가문의 유도발(1832~1910)ㆍ유신영(1853~1919) 부자, 박세화(1834~1910)와 같은 인물들은 국가나 도(道)의 명맥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단식이나 음독을 통한 자결로써 실천하였다. 이황의 이학(理學)과 이익의 예학(禮學)을 이은 고문학자로 이름이 높았던 이남규(1855~1907)는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일본 경찰에게 아들과 함께 끌려가 무참히 살해당하여 삶을 마감하였다. 경북 구미 지역의 허위(1854~1908)는 의병운동을 주도하며 명망과 위의를 떨치다 일제에게 사형당하였다. 이렇게 순국에 이른 유림들이 존재한 한편에는 뼈아픈 현실 속에서도 ‘아직 도는 망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후학의 양성과 후일의 도모에 힘씀으로써 자정(自靖: 은거하며 뜻을 세워 몸을 깨끗이 함)의 노선을 선택한 기우만(1846~1916)이나 곽종석(1846~1919)과 같은 이들도 있었다. 『근대이행기의 유림』에서는 이처럼 절체절명의 역사적 순간 앞에서 제각기 처한 상황과 현실 인식에 따라 삶과 죽음의 모습을 맞이한 유림의 모습과 자세를 살피고 음미할 수 있다.

외세의 도전에 맞선 이학 이론의 창신과 계승

조선 사회의 지식인들로서 유림은 외세의 도전 앞에서 각자의 학문적ㆍ사상적 체계를 세워 이를 타개하기 위해 분투하였다. 이 과정에서 여러 학자들은 화(華)와 이(夷), ‘심ㆍ성ㆍ이ㆍ기’(心性理氣)와 같은 고전적 화두를 통해 현실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해 나가고자 진지하게 궁리하였으며, 그런 가운데 혁신적인 해석과 학설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19세기 중엽 이학을 새롭게 제창한 경기의 이항로(1792~1868), 호남의 기정진(1798~1879)과 영남의 이진상(1818~1886)이다. 특히 이진상은 16세기 중반 이후의 사상사적 논쟁 편력을 검토하고는 그 결과로 심즉리(心卽理)의 설을 대담하게 주장하였다. 그의 이러한 학설은 주기학(主氣學)이 대세이던 당시 주류 이학계를 비롯해 대다수의 유림들에게는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기 때문에 한동안 커다란 반발을 사며 이단으로 규정되기도 하였다. 이는 활발한 논쟁을 낳아 윤주하(1846~1906)는 이진상의 학문을 계승 발전시키며 심즉리설에 대한 반박에 곧바로 다시 조목조목 대응하는 글을 짓기도 하였다. 이들은 모두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성리학에 새로운 이론 무장이 필요하다고 여긴 당대 유림의 학문적 성과들로 평가된다. 이처럼 당시 많은 유림들은 현실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안은 채로, 이전까지의 이학 이론을 계승하면서도 재해석하는 과제에 진지하게 임하였다.
유림의 문제의식은 당시의 사회적 격변과 서구 문명에 대한 태도와 판단으로 이어졌다. 김진호(1845~1908)는 이진상의 이학을 새롭게 계승ㆍ발전시켜 세계 각국의 사상과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서구 문명과 과학기술에 대한 앎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제자들에게 이를 공부하도록 권장한 곽종석(1846~1919) 같은 경우가 있었는가 하면 철저한 위정척사 이념에 입각해 이를 반대하고 말리는 입장도 있었다.
이처럼 근대이행기 조선의 이학은 험난하고도 새로운 현실 속에서 계승과 창신을 거듭하며 현실에 대한 적절한 대응의 방식이 무엇인지를 모색해 나갔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유림의 학문적 활동이 국가 위기와 세계사적 정세 속에서 길을 찾기 위한 치열한 분석과 시야의 제시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독립운동으로 이어진 의리 정신의 실천적 성향

근대이행기 유림의 활동은 학문과 사상의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유림 가운데는 여러 가지 실천적 운동에 적극적ㆍ주도적으로 참여한 인물이 많았다. 19세기 말 영남만인소운동이나 을미ㆍ정미년의 의병운동 등으로 전개되기 시작한 이들의 활동은 이후로 더욱더 조직적이고 치열한 민족 독립운동으로 이어졌다.
의병운동은 많은 경우가 유림의 주도로 이루어졌고, 나아가 20세기 이후로는 그 흐름이 다양한 형태의 독립운동으로 계승되었다는 점에서 묵직한 의의를 지닌다. 철폐된 서원의 복설(復設)을 청하는 상소에 참여했던 영남의 권세연(1836~1899)은 전국 13도의 의병이 연합하였을 때에는 연합부대의 창의대장으로 추대되어 일본의 침략을 성토하는 격문을 쓰고 선봉에 섰다. 기우만(1846~1916)은 앞 시대 기정진의 손자로서 조부의 이학 이념을 바탕에 두고 직접 의병 활동을 지도하다 체포되어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역시 의병운동을 주도한 허위(1854~1908)의 사상에서 찾을 수 있는 구국의 정신과 ‘동양 평화’의 정신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저자는 이것이 안중근에게로 이어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의거에 영향을 주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자의 양성에 힘썼던 곽종석(1846~1919)은 파리의 만국평화회의에 조선의 독립주권을 호소하는 글을 보내는 일을 주도하였다.
한국 근현대사의 거목인 김구(1876~1949) 또한 유림에서 이어져 나온 사상과 활동의 자장 안에 위치한 인물이라는 점 역시 특기할 만하다. 김구는 동학ㆍ불교 등 다양한 사상 편력을 지닌 인물이었으나, 특히 청소년기에는 황해도에서 만난 유림 고석로(1842~1922)에게 전수받은 학문에서 커다란 사상적 영향을 받아 구국ㆍ애국 활동의 불씨를 키우기 시작하였고 평생 그 가르침을 되새겼다는 사실이 자료를 통해 발견된다. 이 책에서는 『백범일지』에서의 언급을 바탕으로 대강 알려져 있던 그 학맥을 이항로(1792~1868)에서부터 차근차근 짚어 내리며 분석함으로써, 유림의 사상적ㆍ실천적 범위가 항일 독립운동의 대표적인 인물인 백범 김구와 윤봉길에게까지 미쳐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처럼 유림의 의리 사상과 위정척사 이념은 애국 정신과 독립 정신으로 계승되며 한민족이 마침내 해방을 맞고 독립을 쟁취하기에 이르기까지 민족독립운동과 항일활동의 주요한 사상적 밑바탕이 되었다. 이는 한반도 근현대사에서 근대이행기 유림의 사상과 활동이 관심과 주목을 받아 마땅한 또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책머리에

제1부 유림의 의리 사상과 구국 활동

이항로의 위정척사 이념과 그 전승 양상
1. 머리말 l 2. 주자학 연구와 역사서 편찬 l 3. 위정척사 이념과 위정척사운동 l
4. 위정척사 이념의 전승 양상 l 5. 맺음말

고석로의 위정척사 이념과 ‘구전심수’의 교육
1. 머리말 l 2. 가문의 내력과 생애 l 3. 위정척사 이념과 운동 l
4. 강학과 구전심수의 교육 l 5. 맺음말

김구의 청소년기 사상과 구국 활동
1. 머리말 l 2. 청소년기의 사상 l 3. 교육을 통한 애국운동 l
4. 사상과 운동의 여운 l 5. 맺음말

기정진의 이학과 그 실천적 전승
1. 머리말 l 2. 원융의 이학 제창과 현실 인식 l 3. 이학의 실천적 전승 l 4. 맺음말

제2부 유림의 이학 수호와 변모 양상

19세기 영남 이학의 전개와 그 실천적 성향
1. 머리말 l 2. 이학의 강론 l 3. 이학의 전개 양상 l
4. 이학의 실천적 성향 l 5. 맺음말

19세기 후반 영남 이학의 실천적 변모
-창의대장 권세연의 위정척사 이념의 실천
1. 머리말 l 2. 가학 연원과 삶의 잔영 l 3. 위정척사 이념의 실천 l 4. 맺음말

이진상 이학의 전통과 그 사상사적 의의
1. 머리말 l 2. 이진상 이학의 형성 배경 l 3. 이학 이론의 전통과 창신 l
4. 이진상 이학의 사상사적 전개와 의의 l 5. 맺음말

19세기 강우 학계와 김진호의 학문 활동
1. 머리말 l 2. 가문의 내력 l 3. 강우 학계와 김진호의 학맥 l
4. 김진호의 학문 활동 l 5. 맺음말

윤주하의 학문 연원과 사상 경향
1. 머리말 l 2. 가문의 내력과 학문 연원 l 3. 이학의 이론과 수호 l
4. 현실 인식 l 5. 맺음말

19세기 영남 학계와 곽종석의 이학
1. 머리말 l 2. 19세기 영남 학계의 이학 l 3. 곽종석의 이학과 그 사상사적 의미 l
4. 맺음말

제3부 유림의 현실 인식과 대응

근대이행기 유림의 사상 경향과 현실 인식
1. 머리말 l 2. 유림의 사상 경향 l 3. 유림의 현실 인식 l 4. 맺음말

이남규의 학맥과 사상
1. 머리말 l 2. 가학과 학맥 l 3. 이학과 예학 l 4. 맺음말

허위의 학문과 사상 경향
1. 머리말 l 2. 가문의 내력 l 3. 삶과 학문 연원, 사우 관계 l
4. 학문과 사상 경향 l 5. 맺음말

박세화의 사상과 현실 인식
1. 머리말 l 2. 학문 활동 l 3. 성리학 사상 l 4. 현실 인식 l 5. 맺음말

유도발ㆍ유신영 부자의 삶과 순국
1. 머리말 l 2. 풍산 유씨의 학맥과 벼슬 l 3. 유도발의 삶과 순국 l
4. 유신영의 삶과 순국 l 5. 맺음말

책에 수록된 글의 전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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