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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문고 시리즈 161권. 중견작가 박용구선생이 쓴 <한국의 괴기담>은 그 소재를 「삼국유사」, 「어우야담」에서 각각 6편, 「제총화」에서 5편, 「신증동국여지승람」, 「고려사」, 「청파극담」 등에서 3,2 또는 1편씩 뽑아서 총 50편을 편의상 정염·요괴·예언·망령·괴기편으로 묶어 놓은 것으로, 이들 괴기담은 비현실적이긴 하나 그 쪽에 꿈과 낭만이 깃들여 있고, 공상과 환상이 수놓아져 있어서 우리 선조들의 정서를 엿볼 수 있다.

‘귀신이나 도깨비가 과연 있는가?’, ‘망령이 이 세상 사람과 관련을 가질 수 있는가?’라는 따위의 질문은 제기하기조차 쑥스럽다. 그런 비현실적인 것은 우리의 상식으로는 납득할 수 없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비웃고 말 것이다. 그러니 귀신이나 망령이 등장하는 이야기라면 어리석은 사람의 잠꼬대 정도로 여기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대로의 의의와 가치를 가지고 있다. 저 유명한 그리스의 신화들이 다 그러한 것이라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도 쉽게 짐작이 갈 것이다.

그 이야기들은 비현실적일수록 꿈과 낭만이 깃들어 있고, 공상과 환상이 수놓아져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 당시 사람들의 사상과 생활감정을 보여 주는 것이며, 길이 후세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럴 수 있느냐 없느냐의 논리적인 비판을 앞세우기 보다는 담담한 심정으로 한번 돌이켜보는 것도 여러 모로 유익한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에 수록한 이야기들은 ≪삼국유사≫, ≪어우야담(於于野談)≫에서 각각 여섯 개 ≪용재총화(慵齋䕺話)≫에서 다섯 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與地勝覽)≫, ≪고려사(高麗史)≫, ≪청파극담(靑坡劇談)≫ 등에서 셋, 둘 그리고 하나씩 뽑은 것들이다.

50개의 이야기를 편의상 다섯 개의 묶음으로 분류해 놓았다.

I 정염편(情炎編)에서는 귀신․망령 등과의 연정에 관한 것을, II 요괴편(妖怪編)에서는 귀신, 도깨비 등에 관한 것을, III 예언편(豫言編)에서는 장님, 무당 또는 점(占)에 관한 것을, IV 망령편(亡靈編)에서는 죽은 혼이 나타났다던가 하는 것을, V 물괴편(物怪編)에서는 용(龍), 호랑이, 여우 등의 짐승과 관련이 있는 것을, 이런 식으로 모아 놓았다.
이 책은 기록에 남아 있는 괴기한 옛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이다. 그러니만큼 지나치게 창작적인 첨가는 일체 삼가고 그러면서도 부드럽게 윤색하고자 하였다.(서문 중에서)

서문
I 정염(情炎)
1. 과부 산신(寡婦山神)의 혼인
2. 신장(神將)의 작폐(作弊)
3. 여귀(女鬼)의 연정(戀情)
4. 아리따운 귀신의 유혹
5. 부자가 된 과부
6. 귀신의 겁간(劫姦)
7. 망령이 아이를 낳게 함
8. 사령(死靈)과의 인연
9. 죽은 소저(少姐)의 연모
10. 죽어서 뱀이 된 여승
11. 사후(死後)에도 아내를 못 잊어
12. 질투의 귀신

Ⅱ 요괴(妖怪)
13. 성황신(城隍神)의 호소
14. 귀신이 쌓은 제방
15. 흉가(凶家)의 귀신
16. 회나무 귀신
17. 귀신의 장난
18. 귀신을 쫓고 아내를 얻다
19. 귀신을 쫓은 술사(術士)
20. 고승(高僧)의 힘
21. 수령(守令)이 귀신을 다스림
22. 조상이 귀신을 쫓다

Ⅲ 예언(豫言)
23. 길흉(吉凶)을 점치는 귀신
24. 죽을 시기의 예언
25. 귀신과 장님
26. 자기 신수를 점친 장님
27. 신통한 점
28. 왕자의 망령(亡靈)
29. 죽음을 면케 한 무당
30. 욕심 많은 무당

Ⅳ 망령(亡靈)
31. 왕묘(王廟)의 영이(靈異)
32. 원혼(寃魂)의 통곡
33. 원혼(寃魂)의 보복
34. 죽은 넋의 분풀이
35. 원귀(寃鬼)의 재앙
36. 첩의 저주
37. 임금 혼의 꾸짖음
38. 원혼(寃魂)의 호소
39. 첩(妾)의 원혼
40. 망부(亡父)의 도움
41. 명부(冥府)에 다녀옴

Ⅴ 물괴(物怪)
42. 잡혀 가던 용(龍)
43. 박연(朴淵) 폭포의 전설
44. 호환(虎患)을 물리침
45. 호랑이가 의원을 데려감
46. 여우의 장난
47. 못된 여우를 다스림
48. 구렁이의 행패
49. 두꺼비의 보은(報恩)
50. 물고기가 맺어 준 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