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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의 늙은 얼룩말 플로리안과 젊고 힘센 트랙터 막스의 우정을 담은 그림책. 농부 클라이스 클라이센은 농장으로 빨간 트랙터 막스를 데리고 옵니다. 플로리안은 새 친구가 생긴다는 기쁨에 잠도 설치지만 막스는 플로리안에게 관심조차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막스는 진창에 빠지게 되는데….



새롭게 변화하는 농장의 모습을 얼룩말과 트랙터로 보여줍니다. 새로운 것들이 옛 것 보다 좋아보이지만 둘의 조화가 없다면, 결코 나은 미래는 없습니다. 우정 속에 담긴 귀중한 교훈을 살짝 숨겨놓은 이 그림책은, 과감한 색채 대비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노란 들판에 마주하고 있는 빨간 트랙터와 목마 같은 플로리안의 그림은 따뜻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비네테 슈뢰더는 우리에게 《개구리 왕자》로 친숙한 그림책 작가이다. 《개구리 왕자》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에서도 여백이라고는 전혀 없는, 색으로 꽉 찬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 화면마다 아주 대담한 색들이 과감하게 펼쳐진다. 다른 색과는 절대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강렬한 색깔들이다. 그러나 이렇게 구성된 각 화면들은 서로 자연스럽게 조화되고 있다. 아주 독특한 조화이다. 초록과 파랑이 뒤섞인 푸른 농장의 배경과 샛노란 들판과 칙칙한 회색의 눈이 온 풍경. 이런 장면들끼리의 색 대조 이외에도 한 화면 안에서의 색 대조도 놓칠 수 없다. 노란 들판에서의 빨간 트랙터, 초록 과수목과 빨간 사과알들과 흰 말. 화면을 가득 채우는 주제색은 뒤쪽으로 갈수록 화려해지고 따사로워지고 원색에 가까워진다. 이는 플로리안이 일방적으로 막스를 좋아하는 초반에서, 서로 좋아하게 되는 후반으로 이어지는 내용의 전개와 무관하지가 않다. 《플로리안과 트랙터 막스》의 그림에서는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주 정적이고 평면적인 그림이다. 입체감이 없는 중세시대의 그림 같다. 하지만 동시에 아주 현대적이다. 이런 느낌이 생기는 것은, 입체감이 없는 그림에서 금속의 차가움과 날카로움과, 플라스틱의 단단함과 딱딱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농장이라고는 하지만 땅에는 제대로 된 풀도 보이지 않고 흙도 부드러워 보이지 않고 나무들은 이파리 하나 없이 삭막하다. 길은 시멘트로 말끔하게 닦아 놓은 도시의 신작로 같다. 농장과 어울리는 풍성함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차갑고 삭막한 풍경들은 뒤쪽으로 가면 여유로움, 풍성함으로 바뀐다. 노랗게 곡식이 익은 넓은 들판, 이파리가 무성한 나무에 달린 커다랗고 탐스러운 과일들. 역시 내용에서의 막스와 플로리안의 관계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플로리안은 늙고 힘없는 얼룩말이다. 구시대에서는 생산의 주역이었겠지만 지금은 현장에서 밀려난 퇴물이다. 막스는 트랙터이다. 그것도 정열적인 빨간색 트랙터이다. 젊고 힘세고 일밖에는 모른다. 왕성한 활동이 기대되는 기계이다. 그리고 오만하기 이를 데 없는 일벌레이다. 순박하고 정이 많은 플로리안과는 대조적이다. 이렇게도 다른 플로리안과 막스가 한 공간에 있게 되었다. 인생의 오랜 시간을 플로리안과 함께 했을 것이라 추측되는 클라아스는 플로리안에게 가족이자 친구이다. 플로리안과 같은 성격으로 분류된다. 서로 다른 성격의 인물들이 갈등하지만 결국 일벌레 막스의 조급함과 삭막함을 플로리안과 클라아스의 여유로 감싸안는 결과로 내용이 마무리되는 이 이야기에는 연륜이 쌓인 어른들의 지혜와, 친구 사귐의 교훈이 들어 있다. 《플로리안과 트랙터 막스》는 겨울에 어울릴 것 같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내용의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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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소개

비네트 슈뢰더
1939년에 함부르크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는 사진과 디자인을 공부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한동안 사진작가로 일했지만 그림책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버리지 못하다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책 전시회인 프랑크푸르트 전시회에 자신의 그림을 가지고 찾아가, 세계적인 그림책 출판사인 노르드-쥐드사 사장의 눈에 띄어 그곳에서 그림책을 내면서부터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작품으로 《개구리 왕자》, 《플로리안과 트랙터 막스》 들이 있다.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068
지혜와 우정 - 4세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