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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과 성찰
잠언과 성찰
저자 : 요한 볼프강 괴테
출판사 : 유로
출판년 : 2014
ISBN : 9788991324626

책소개

『잠언과 성찰』은《파우스트》와《빌헬름 마이스터》에 필적할만한 그의 필생의 작품으로,《서동시집》,《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와《파우스트 2부》처럼 원숙한 노년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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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시성 괴테의 잠언

그의 사유와 지혜의 들판에 솟아 있는 봉우리들



괴테의 『잠언과 성찰』은 『파우스트』와 『빌헬름 마이스터』에 필적할만한 그의 필생의 작품이며, 『서동시집』,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와 『파우스트 2부』처럼 원숙한 노년의 작품이다. 오스트리아의 인상주의 시인 호프만슈탈(Hugo von Hofmannsthal)은 「친구들의 책」이라는 글에서 “독일 전체 대학의 교육의 힘보다 더 많은 힘이 괴테의 『잠언과 성찰』로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많은 글을 잠언 형식으로 쓴 철학자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는 그의 대표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피와 잠언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그저 읽히기를 바라지 않고 암송되기를 바란다. 산과 산 사이에서 가장 짧은 길은 봉우리에서 봉우리에 이르는 길이다. ... 잠언은 산봉우리여야 한다. 거대하며 높이 자란 자만이 잠언을 들을 수 있다.”고 갈파하고 있다. 괴테의 잠언들은 그의 넓은 사유와 지혜의 대지위에 높이 솟아 있는 봉우리들이라 할 수 있다. 그 봉우리 하나 하나에 오르는 일은 평지를 산책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마음가짐과 노고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오르고나면 넓게 펼쳐진 시야가 이 노고를 충분히 보상할 것이다.



괴테의 작품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잠언과 성찰”, 혹은 잠언과 성찰의 편집본들

그러나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잠언과 성찰』은 학자들이나 독자들에 의해서 괴테의 중요한 작품으로서 인정받지 못했다. 독일문학의 가장 위대한 작가의 가장 적게 연구된 작품의 하나로 기록되기도 했다. 『잠언과 성찰』의 생성의 역사가 그렇게 된 이유의 상당 부분을 설명해 준다. 괴테는 사실 『잠언과 성찰』 또는 이와 유사한 표제의 작품을 쓴 적이 없거니와 그러한 종류의 작품을 구상하거나 계획한 적이 없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잠언과 성찰』은 괴테의 여러 작품과 이론적 저술의 내용 안에 필요에 따라 삽입된 일련의 잠언들과 괴테가 생전에 정리하지 못한 유고들, 계산서의 뒷면, 편지봉투, 명함, 극장입장권, 이면지 등에 서둘러 기록해 둔 메모 등에서 잠언이라고 판단되는 글들을 모아 편집자가 정리한 결과물들이다. 어떤 통일된 선정기준이나 정리의 기준도 없었기 때문에 편집자들에 따라 그 분량, 분류방식, 게재순서가 모두 다른 판본이 생겨난 것이다.



괴테의 잠언집의 편집에 결정적인 변화는 헥커(Max Hecker)가 편집하여 1907년 독일 괴테협회(Goethe Gesellschaft)가 출판한 『잠언과 성찰』로 인해서 일어났다. 이 잠언집은 괴테의 육필원고를 기본 자료로 했으며, 괴테 자신이 소설과 과학적 저술에 포함해서 인쇄에 회부했던 잠언록들은 발표된 연대순으로, 철저한 검증을 통해서 유고에서 발굴한 잠언들은 에커만이 제시한 주제에 맞추어 정리했다. 1413개의 잠언에 일련번호를 부여하고 상세한 주석을 달았으며 정서법과 구두법을 현대화했다. 이 판본은 후대에 이어진 괴테 잠언집 편집에 표준이 되었다. 이후에 뮐러(Gunther Muller)가 편집본에는 헤커의 판본에 실린 잠언에 『색채론의 역사에 대한 자료』중 「궐문闕文Lucke」편을 추가하고 주제를 7개로 세분하여 1438개의 잠언들을 재배치하고 있다.

『함부르크판 괴테전집』의 제12권에 수록되어 발간된(1953) 『잠언과 성찰』은 뮐러의 편집방향을 따르면서 “괴테의 잠언 전체를 실제적인 분야에 따라서 조망할 수 있도록 그룹을 나누어 제시”하여 “생생한 소통을 위한 책”으로의 편집을 표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두 1390편의 잠언들을 8개의 주제아래 분류하고, 문헌학적 정보보다는 해석적인 주석을 달아 독본(讀本)성격의 판본으로 발행되었다.

『뮌헨판 괴테전집』( Goethe, Samtliche Werke nach Epochen seines Schaffens)의 제17권(Munchen 1991)에 수록된 『잠언과 성찰』은 헤커의 판본을 따르면서 『색채론의 역사에 대한 자료』중 「궐문」편과 『빌헤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제7권에 등장하는 「수업증서 Lehrbrief」 및 잡지「예술과 고대문화」에 실려 있는 ‘개별적 언급’을 잠언집에 편입시키고 있다. 따라서 헤커가 부여한 일련번호도 변동되었다.



가장 최근에 발행된 판본은 소위『프랑크푸르트판 괴테전집』(Johann Wolfgang Goethe. Samtliche Werke, Briefe, Tagebucher und Gesprache in 40 Bdn.)의 제1부(작품들)의 제 13권으로 출판된 『산문으로 된 잠언, 전체 잠언과 성찰』(Frankfurt am Main 1993)이다. 이 판본은 괴테의 잠언집 편집에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데, 편집자 프릿케(Harald Fricke)는 전체의 잠언 텍스트를 자신이 세운 형식기준에 근거하여 텍스트 종(種)에 따라 정리하고 있다. 예컨대 「번역을 통한 잠언」, 「등장인물의 역할에 따른 진술을 통한 산문」, 인용을 의미하는 「자기화한 잠언」, 「수필에 나타난 잠언」등의 분류가 그것이다. 자세한 주석을 통해서 문헌학적 측면이 강조되어 있다. 이 판본의 두 가지 문제점은 괴테의 잠언이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모든 형식적 가능성을 동시에 활용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과 괴테의 잠언 중 다른 사람의 사상과 언술의 수용을 괴테 자신의 언술로부터 지나치게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제별로의 구분은 편집에 고려되지 않았고, 다만 부록으로 31개의 주제아래 분류한 목록을 달고 있다.



이처럼 몇몇 대표적인 괴테 잠언집의 발행의 역사를 통해 볼 때, 비록 괴테에 의해서 최종 확인된 원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헌학적인 문제가 있다할지라도 괴테의 육필원고를 기본으로 편집된 잠언집을 괴테의 작품으로 보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편집자에 따라서 앞으로도 얼마든지 분량이나 배열은 달라 질 수 있는 만큼, 미완성의 열려져 있는 작품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개별 잠언들의 다의성을 가려버리고 말 위험성은 있지만, 독자들이 내용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생각해 내야 할 수고를 고려하여 편집자들은 전적으로나 부분적으로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주제별 분류를 시도했다는 사실도 보았다. 이 역시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분류의 범주들도 잠언들에 대한 해석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화할 것이다. 다만 에피그람이나 괴테가 말년의 시집에 운문으로 포함시킨 각운(脚韻)의 잠언과 형식상 구분하기 위해 택한 『산문으로 된 잠언』이라는 표제보다는 『잠언과 성찰』이라는 내용 중심의 표제를 선호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본다. (소위 『프랑크푸르트판 괴테전집』도 『산문으로 된 잠언』을 부활시키고 있으나 “전체 잠언과 성찰”을 부제로 택하고 있다.)



솔로몬과 라 로슈푸코, 혹은 괴테의 잠언

잠언(Aphorismus)은 그리스 어원(apic-horizein)으로 볼 때, “날카롭게 경계 지워 진, 짧고 정곡을 찌르는 진술“을 의미한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지혜롭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인가를 기록한 구약성서의 20번째 책인 솔로몬의 「잠언」(이 때의 “잠언”은 히브리어 “마샬”, 즉 경계의 말씀을 뜻함)이 종교적 의미에서의 교훈과 지혜를 담고 있다면, 보편적인 의미에서는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의 토막글인 단편(斷片Fragment)이 이 쟝르의 시초이다. 괴테는 이러한 잠언의 전통을 잘 의식하고 있었던 것이며, 히포크라테스이래 18세기에 이르기까지 이어온 학술적인 잠언들과 프랑스의 도덕주의를 이끌었던 라 로슈푸코(La Rochefoucould)의 첨예한 윤리적인 잠언에도 반향하고 있다. 체계화하는 대신에 의미를 농축하고 있는 진술로써 진리를 표명하는 이 표현방식을 괴테는 즐겨 사용한 것이다.



『잠언과 성찰』안에서 우리는 괴테가 개념적인 구성의 추상성에 대한 회의적 태도와 사고의 경직된 체계화에 대한 불신을 보이고 있는 잠언들을 읽을 수 있다. 괴테는 구체적인 경험이 개념적 정리의 수준으로 떨어져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론들이란 현상으로부터 떨어져 나오기를 좋아하고 그 자리에 이미지들, 개념들 그리고 자주 말을 끼워 넣는 조급한 오성의 경솔한 작업인 경우가 보통이다.”(548) 체계화시키는 해설과 가설들은 시야를 좁히고, “의문시되는 현상들에 대한 모든 측면에서의 관찰을 방해하기 때문에” (556) 올바른 인식에 대해 장애가 되기 쉽다. 잠언은 다른 관점에서의 관찰과 사유의 여지를 허락하고 개념의 고착화와 한 방향만으로의 조망을 막아줌으로써 사유의 개방성과 유동성을 확보해 준다.

추상적인 그리고 체계적인 사유에 대한 회의적 태도에서 괴테의 잠언에는 은유, 직유 그리고 유추와 같은 서술방식이 자주 등장한다. 이러한 서술방식은 사고의 개념적인 고착화를 허락하지 않으며 사유의 복합적이고 유기적인 질서를 의미하는데 기여한다. 괴테는 이러한 표현을 가리켜 “유용하고도 유쾌하다”고 하고, “언제나 활기를 띄게 하는 훌륭한 사교모임과 같다”(25)고 말하고 있다.

잠언이 사유의 개방성을 목표로 삼는다는 것은 인식을 위한 노력이 삶의 체험과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대상의 드러남”과 “세계 안에서의 현존재인 인간”사이의 부단한 교류가 잠언을 통해서 가능해져야 한다. 독자는 어떤 관점의 강제도 없는 잠언을 통해서 종결되지 않는 사유의 세계를 체험한다.



지혜의 책, 괴테의 지혜와 사상이 농축된 “잠언과 성찰”

괴테의 『잠언과 성찰』을 가리켜 “지혜의 책”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인생의 길잡이 또는 처세술이라는 의미에서의 지혜는 아니다. 다른 잠언집으로부터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재기발랄한 금언들을 괴테의 잠언집에서는 찾기 어렵다. 여기에는 그의 고전주의 작품들이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듯이, 그리고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개인과 사회, 자연과 역사, 옛 것과 새로운 것의 부단한 교류와 이를 통한 조화와 균형의 이상이 여러 현상들에 대한 관찰과 사유의 결과로 응축되어 있다. 괴테는 시인이자 극작가였고, 화가가 되려고 한 적이 있는가하면 광물학, 식물학, 광학과 색채학, 식물학, 해부학에도 일가견을 이루고 관련한 저술을 남겼다. 그는 바이마르 공국의 국무에 종사하면서 공국의 각가지 정무를 훌륭하게 수행했다. 당대의 풍운아 나폴레옹을 세차례나 직접 만났다. 이처럼 『잠언과 성찰』에는 독일, 아니 서구의 문화 자체라고 할 시성(詩聖) 괴테의 경험과 지혜와 사상이 농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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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신과 자연
종교와 기독교
사회와 역사
사고와 행동
인식과 학문
예술과 예술가
문학과 언어
경험과 인생

작품해설
괴테연보
색인: 세부주제별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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