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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 겨울밤
마술사 겨울밤
저자 : 이병주
출판사 : 바이북스
출판년 : 2011
ISBN : 9788992467513

책소개

소설가 이병주의 시대를 향한 연민과 기록과 문학!

'기록자로서의 소설가'라는 평가를 받는 이병주의 소설집 『마술사ㆍ겨울밤』. 1968년 '현대문학'에 발표한 와 1974년 '문학사상'에 발표한 을 한 권으로 엮었다. 두 단편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가로지르는 이야기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는 일제 강점기 학병으로 동원되어 미얀마로 간 남자가 마술을 배운 뒤 겪게 되는 일들을 통해 환각과 사랑에 대해 파헤친다. 은 화자가 감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일제 강점기에서 한국 전쟁까지 역사의 아픔을 연민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작가는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대신하여 그 시대의 상처와 아픔을 펼쳐 놓는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1968년 월간 《현대문학》에 발표되었던 이병주의 단편 와 1974년 《문학사상》에 발표되었던 단편 을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기록자로서의 소설가’라는 평가를 받는 그의 명성에 반하지 않게 두 소설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가로지르는 이야기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또한 기록으로서 가지는 의미뿐만 아니라 한 장 뒤의 내용이 궁금해지는 소설의 미덕 역시 놓치지 않고 있다. 는 일제 강점기 학병으로 동원되어 미얀마로 간 송인규가 마술을 배운 뒤 벌어지는 일을 그리며 환각과 사랑에 대해 파헤친다. 은 화자가 관찰자가 되어 감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일제 강점기에서 한국 전쟁까지의 아픔을 연민 어린 시선으로 담고 있다. 그 시대를 살았기에 어쩔 수 없는 죄인이 되어 감옥에 오게 된 개개인의 역사로 시대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는 동시에 문학인으로서 고민을 등장인물의 발화로 직접 표현하고 있다.

공백이 메워져야 새로운 문학이 열린다
1921년생인 이병주는 일제 강점기, 한국 전쟁, 독재 정권 등 우리나라 역사의 험난한 굴곡을 따라 요동치는 삶을 살았다. 일제 강점기에는 학병으로 강제 징집되어 타국에서 일본을 위한 일을 할 수밖에 없었고, 5·16 군사 정변이 일어난 직후에는 ‘조국은 없고 산하만 있다’라는 논설을 발표한 것이 문제가 되어 10년 선고를 받아 2년 7개월을 복역했다. 급하게 오르고 내리는 역사의 레일 위에 그대로 몸을 싣고 아슬아슬한 질주를 해온 이병주. 자신의 삶 전반부를 돌아볼 수 있는 나이인 44세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 그가 파란의 역사와 분리될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래서 자연스럽다.
이병주는 일제 강점기에 학병으로 동원되었던 세대로서 문학에서도 놓치고 흘려보낸 부분을 채워 과거 청산이 이루어져야 새로운 문학이 열릴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랬기에 일제 강점기 전후를 비워둔 채 흘러가고 있던 우리 문학사의 공백을 채우는 소설로써 자신이 믿는 역할을 다했다. 일제 강점기 학병에 관한 이야기를 로, 일제 강점기에서 남북 분단의 초입에 걸쳐 일어난 부조리한 사건들을 으로 구성하여 우리 문학사의 공간을 채우려 했다.

기록에 마술을 부리다
“역사는 산맥을 기록하고 나의 문학은 골짜기를 기록한다” 이병주가 생전에 즐겨 쓰던 말이다. 그가 남긴 말처럼 그는 문학으로 역사의 행간과 역사 속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질곡을 기록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문학은 기록,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가 기록해놓은 골짜기에서 우리는 역사와 삶을 이해하기에 앞서 환상적 이야기에 먼저 매료되고 만다.
는 우리 문학에서 자주 다루지 않던 공간인 제3세계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일제 강점기에 학병의 신분으로 미얀마에 갈 수밖에 없었던 송인규는 학병의 처지를 일깨워주는 인도인 사형수 크란파니를 구출하여 그와 함께 머물게 된다. 크란파니는 오랜 기간 수련해온 마술사로서 송인규에게 십 년간 마술을 훈련시켜 송인규가 제대로 마술을 부릴 수 있을 때, 비로소 그를 떠나보낸다. 떠나는 송인규는 크란파니의 아내 인레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와 함께 떠날 수 없게 된다. 그동안 제2차 세계대전은 종식되었고, 한국 전쟁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미얀마를 떠나며 크란파니 앞에서 인레에 대한 사랑을 맹세했던 송인규는 그 약속을 저버려 그 후 비참한 삶을 살게 된다. 에는 일제 강점기 학병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과 한국 전쟁이 무고한 사람들에게 가했던 폭력성이 담겨 있다. 우리의 아픈 역사에 대한 기록이면서 동시에 시종일관 몽환적인 분위기로 이어지는 이야기의 미덕을 발휘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환각을 전달하는 마술이란 화술이다”라고 말하는 화자가 곧 이병주인 것이고, 또한 바로 이병주가 기록을 문학으로 변신시키는 마술사인 것이다.
‘어느 황제의 회상’이라는 부제를 가진 은 황제가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런데 이 황제가 사는 공간은 다른 황제들과는 사뭇 다르다. 방은 협소하고 창은 작은데다 심지어 쇠창살까지 있다. 작가는 1974년도에 발표한 이 작품에서 정치범의 감옥살이를 황제 생활로 표현하였다. 쇠창살로 만들어지는 그래프에는 좌표처럼 해가 걸리고, 달이 걸리고, 별이 걸리지만, 쇠창살 안쪽 감옥 안에는 시대의 상흔을 지니고 있는 희생자들이 있다. 그들 한 명 한 명과의 만남과 사건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리며 작가는 시대를 통과하는 목격자이며 기록자가 된다. 감옥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불러일으키는 회상을 그리는 작가의 시선에는 시대를 향한 연민과 기록과 문학의 중간에 선 번민과 소설적 재기가 흘러넘친다.

당사자를 대신하여 시대를 해설하다
와 은 화자와 이야기의 주인공이 다른 소설이다. 두 소설에서 화자는 모두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 자신이며, 는 학병으로 동원되었던 송인규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고, 은 화자가 감옥에서 만난 여러 사람이 모두 주인공이다. 이는 험난한 시대를 지나며 시대를 논하기 꺼렸던 사람들을 대신하여 작가가 그들의 입이 되었다는 방증이다.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직접 보고 겪었던 지옥에 대하여 눈과 귀를 닫고, 침묵하고 있는 동안에 작가는 그들을 대신하여 용기 있게 세상을 향해 입을 연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1. 마술사 -7
2. 겨울밤 -95

작품 해설
학병 세대의 문학사 공백 메우기
김윤식(문학평론가, 서울대 명예교수) -153

작가 연보-163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