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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다 이상했다 (김해자 산문집)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다 이상했다 (김해자 산문집)
저자 : 김해자
출판사 : 아비요
출판년 : 2013
ISBN : 9788996889526

책소개

가장 나다운 내가, 가장 당신다운 당신을 만났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다 이상했다』는 미싱사, 노동운동가, 미술치료사, 초보 농사꾼, 책 읽는 사람 등 다양한 자기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시인 김해자의 산문집이다. 5년 전 서울에서 전주로 내려간 시인이 이웃에게 농사를 배우고, 풀벌레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부르는 데 있으면 강의도 나가면서 써내려간 일상의 기록을 담아냈다. 시인의 삶 속으로 들어온 사람들, 그가 다가가 하나가 된 사연, 세상의 이야기가 각자의 사연으로 기록된다.

특히 저자는 포기할 수 없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연민,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과 유머를 잃지 않는 인간 본성을 놓치지 않는다.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최선인가’에 대한 물음에 대하여 자신을 과장하거나 방어하는 일 없이, 이상한 나와 이상한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비로소 진정한 사랑과 자유를 얻을 수 있음을 일깨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미싱사, 노동운동가, 미술치료사, 강사, 초보 농사꾼, 책 읽는 사람, 놉 파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시인 김해자의 에세이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다 이상했다』(아비요)가 출간되었다. 5년 전 서울 생활을 접고 전주로 내려간 시인이 이웃 친구들에게 농사 배우고, 풀벌레들과 이야기 나누고, 부르는 데 있으면 강의 나가면서 써내려간 일상의 기록이며, 지금 여기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자기 몫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웃들의 평범하지만 거룩한 생의 순간을 포착한 글이다.

“가장 나다운 내가
가장 당신다운 당신을 만날 때
우리는 꽃으로 피어납니다.”

_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용기

전라북도 전주에서 이웃 할머니들이 나눠준 씨앗을 심고 자투리 천으로 바느질을 하면서 때로 우습고 아프고 이상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 김해자 시인. 드넓은 밭을 혼자서 경작하는데도 힘들어 보이지 않는 콩할머니, 뚱딴지감자라면 죽고 못 사는 마이뚱 씨, 나무와 말을 하는 여자, 무엇이든 더 줄 것 없나 고심하는 나무 아저씨, 저들만의 세계와 언어를 가진 아이들, 세상으로 나서길 주저하는 청년들……. 각자가 조금씩 다르고 이상한 사람들이다. 풀벌레와 말을 하고 얻어먹기를 좋아하는 시인 자신도 이상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책에는 시인의 삶 속으로 들어온 사람들, 그가 다가가 하나가 된 자연, 세상의 이야기가 구체적인 사건들과 함께 기록된다.

오늘도 일하고 먹고 만나며 늙어가는 실체와 생활과 사유로 밀도 가득한 김해자 시인의 글은 잊고 있던 인간의 착하고 단단한 본성을 재발견해나가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은 깊은 안도와 위로,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로 다져진 작가의 탄탄한 필력과 삶을 대하는 진정어린 그의 태도가 녹아 있는 글은 한국 에세이의 정수를 보여준다 하겠다.

_유일무이하고 이상하기 그지없는 나를 찾아서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다 이상했다』에서 시인은 시종 포기할 수 없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연민,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과 유머를 잃지 않는 인간 본성에 천착한다. 병든 도시를 병든 몸으로 떠나 스스로 운둔자가 된 시인의 화두는 여전히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최선인가?”이다. 그에 대한 하나의 정답은 없다. 오직 자기 자신만이 해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과장하거나 방어하는 일 없이, 선악이나 도덕의 잣대에 비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참된 자기를 회복할 수 있게 된다. 그 참된 자기가 유일무이하고 이상하기 그지없는 바로 ‘나’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고유성을 되찾을 때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게 된다. 그때 비로소 분별과 분리로부터 오는 오해와 상처에서 자유로워지고, 삶으로부터 소외된 자신을 되찾을 수 있게 된다. 이질적인 것들끼리 만나야 새로운 것을 낳고, 서로 다른 것들이 만나야 생명이 잉태되듯이 이상한 나와 이상한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때 비로소 진정한 사랑과 자유를 얻게 되는 것이다.

_불안한 존재들을 위한 지금 여기에서의 사랑법
자신의 삶에서는 주인공이지만 과로하기 마련인 문명 속에서 어느 순간 일로부터, 관계로부터 소외되어 가는 현대인들은, 다들 자신의 자리에서 각자가 감당해야 할 삶을 치르고 있다. 그렇기에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 더 외로운 사람들은 ‘삶이 애초에 이리 어려운 것이었던가?’ 싶다.

시인은 오직 사랑만이 불안과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사랑은 저 생긴 대로 본성을 드러내도 두렵지 않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일이다. 또한 진정한 사랑은 사랑과 삶을 분리시키지 않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의 말처럼 삶에 대한 사랑은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핵심”이다. 오늘 여기에서의 삶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타인에 대한 사랑도 미래에 대한 기대도 진실되지는 않은 것이다.

아픔에 저항이 곱해져야 고통이 된다고 한다. 힘겨운 감정 또한 저항과 억압이 곱해져야 파괴적 감정에 이른다고 한다. 너와 나의 구분, 옳고 그름을 가르는 분별을 내려놓고 나에게 온 상황을 그저 바라볼 일이다. 저항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 아픔도 잠시잠깐 존재하다 그냥 지나간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아픔조차도 무의미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과 나에게 주어진 고통을 과장하지 않는 것이다. 다시 살아가기 위해서는 오늘 하루의 노동과 하루치의 기쁨이면 족한 것이다.

_아파본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공감과 위로
한창훈의 소설 『꽃의 나라』에는 서로 다른 관계, 다른 역할을 하는 친구의 가족들을 보고 “너희 집 참 이상하다”고 말하는 세 친구가 등장한다. 나와 타자의 구분, 서로 다른 생각과 삶의 방식들 때문에 “이상하다”고 말한다면, 그들 각자가 고유한 자기를 잃지 않아서 듣는 소리라면 세상에는 더 많은 이상한 사람들이 살아도 좋을 것이다. 흙이 단단하고 풍부해야 나무가 강하게 치고 나올 수 있는 것처럼 상생과 상극이 순환할 때 나무는 더 나무다워지고 숲은 더 풍성해질 것이다. 오늘도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각자가 다 이상하길 기대해본다.

김해자 시인의 글은 어쩌면 고집스러워 보인다. 순발력을 요구하는 시대에 때로 너무 진지한 사람이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감각적인 신진 에세이스트들의 글에 비하면 소박하기까지 하지만 그만큼 삶과 사람에 뿌리를 두고 있는 그의 글과 삶을 관조하는 시선은 담담하면서도 울림이 크다. 있는 그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그와 이 시대의 사람들 이야기를 읽다보면 유머러스함 속에서도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다. 그 글에서 우리는 웃고 있지만 슬픔을 느끼고, 슬픔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존재의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글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고, 쓰는 자와 담긴 자가 다르지 않은 김해자 시인의 글은 많은 깨달은 이들이 전하는 공감과 위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실체가 있는 반성과 처방이 되어 독자들의 생활 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추천사

김해자의 좌표는 늘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다. 나처럼 훌쩍 사람들을 떠나는 짓은 안 한다. 그녀는 그곳에서 흔들리고 웃고 울고 춤추고 밭을 맨다. 십여 년 전 김해자를 처음 만난 이후로 참으로 한결같은 모습이다.
그녀처럼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껴안고, 지겨워도 긴 숨 내쉬면서 견디고, 상처를 받아도 떠벌리지 않는 이들을 보고 있자면 이 단단한 인간의 본성이 다행스럽고 아름다워 보인다.
그녀가 이 책에 담은 이들은 백석의 시구처럼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해하고 있으니, 그래 우리는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게 살게끔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부유하고 천박하고 시끄럽게는 살지 못하게끔 처음부터 만들어져 버린 것이다. 하늘이 그렇게 했다니 그랬던 거구나, 아예 맘먹고 살자. 따지는 행위 중에 가장 효과 없는 게 하늘에 대고 삿대질하는 짓 아니던가. 더군다나 이렇게 외롭고 높고 쓸쓸한 것들을 한눈에 알아보고 보듬어주는 이 자그마한 여인이 있으니 걱정 없다.
_한창훈(소설가)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첫 번째 이야기
_행복 실험실을 열다

봄의 설법
마이쑥과 마이뽕 씨는 일이 놀이였다
나무, 아미타불
어루만지다
쑥쑥 씨는 한숨을 쉬었다
농부는 구슬땀으로 무엇을 엮었을까
풀벌레 가사를 받아 적다
꽃은 왜 끝에서 피나
얻어먹고 사는 재미
갈무리하는 달
찾아가는 재활용 미싱사

두 번째 이야기
_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다 이상했다

나무와 말하는 여자
참새 세 마리는 무슨 관계였을까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다 이상했다
쿠킹호일과 놀다
글은 뭔 놈의 글?
나는 열 개의 눈동자를 가졌다
아버지는 어디 있을까
세 번 사는 인생
소년 소녀는 늙지 않는다
별이 된 독사
장대와 쭈끈녀
아나고와 망둥어

세 번째 이야기
_백수百手의 명상록

죽은 나무에 물주기
침묵과 말의 동거
저마다 다른 인생대본
능선에서 중얼거리다
매직스펀지 양과 쇠수세미 씨
현재라는 선물
어디선가 빛이
스미골과 골룸 사이
불을 피우다
입 없는 말
거울처럼 텅 비어라

네 번째 이야기
_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왜 대신 받아들이기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진화는 우리 영혼이 선택한 것
걸어다니는 책들
내가 먹는 것이 나다
신의 언어, 짐승의 언어
바보들의 밤
허물 속에서 허물 벗기
걱정 마세요
내게서 어제의 나를 찾지 마오
마지막 봄 동백
그랑께, 그랑께이

다섯 번째 이야기
_미래에게서 온 연애편지

죽을 만큼 천천히
바람이 불어오는 쪽
별과 꽃과 해인 당신
나는 지금 항해 중
내 안에 말없는 붓다가 산다
두 시간도 길었습니다
이보다 더 많은 걸 어찌 바라겠습니까
피항
당신이 등을 내주었던 것처럼
삼백 사백 하얀 밤
삶에 경배를!
죽음과 소멸을 받아들이는 사랑
사실명제로서의 대화
사랑은 이해를 넘어선다
노래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여섯 번째 이야기
_스스로 그러하게

멀리 내다보면 쉼표가 따라온다
스스로 그러하게
작은 것들로도 충분하다
내게 사윗감을 고르라면
아, 그런가요!
걸음아, 나 살려라
오늘도 배운다
잠시 생을 내려놓고 싶을 때
제로로 돌아가자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쓰레기 밭에서 꽃이 피다

발문_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껴안고 견디는 본성의 아름다움_한창훈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