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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을 팝니다 (가난한 여성들을 착취하는 착한 자본주의의 맨얼굴)
가난을 팝니다 (가난한 여성들을 착취하는 착한 자본주의의 맨얼굴)
저자 : 라미아 카림|한형식
출판사 : 오월의봄
출판년 : 2015
ISBN : 9788997889853

책소개

질문의 책 시리즈 3권. 2006년 방글라데시의 무함마드 유누스는 혁신적인 마이크로파이낸스 활동에 대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리고 이 마이크로파이낸스가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대안인 것처럼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그라민은행의 성공으로 인해 한국에서도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 착한 자본주의 등이 인기를 끌었다.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저자 라미아 카림은 그라민은행을 대표로 하는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은 빈민을 상대로 자본주의의 이윤을 확대할 뿐이며 자본주의의 대안은커녕 빈곤의 악순환을 더 가속화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단언한다. 마이크로파이낸스, 사회적기업 등에 대한 분홍빛 전망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저자는 소액대출을 받은 빈민 여성들이 겪는 현실을 불편한 시각으로 시의적절하고 적확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방글라데시의 빈민 여성들은 오히려 빚더미에 앉게 되었고, 가정과 마을공동체 안에서 폭력에 노출되었으며, 결국 자본의 맹렬한 공격 앞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곧 그라민은행을 대표로 한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은 빈곤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을 파는 기업일 뿐이며 빈곤을 더 악화시키는 역할만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성장이 사유화를 가속화시키고 국가권력을 약화시키며 공공 분야 투자를 축소한다는 점도 들춰내고 있다.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널리 알려진 그라민은행을 비롯해 방글라데시의 세 주요 NGO(BRAC, 쁘로쉬까, ASA)의 활동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마이크로파이낸스, 사회적기업, 착한 자본주의 등이 어떻게 가난을 팔고 있는지 그 실상을 보여주는 선구적인 연구서이다. 또한 신자유주의가 착한 자본주의의 가면을 쓰고 방글라데시와 같은 주변부 국가에 어떻게 침투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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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는 왜 가난한 이들에 대해 알아야 하는가?

누가 그들을 빚의 수렁으로 내몰았는가?

그라민은행을 비롯한 착한 자본주의는 과연 자본주의의 대안인가?



그라민은행은 가난을 파는 기업일 뿐

2006년 방글라데시의 무함마드 유누스는 혁신적인 마이크로파이낸스(빈곤층, 저소득층 대상으로 하는 소액대출) 활동에 대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리고 이 마이크로파이낸스가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대안인 것처럼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그라민은행의 성공으로 인해 한국에서도 사회적기업, 사회적경제, 착한 자본주의 등이 인기를 끌었다.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그라민은행 모델은 진정 성공을 거두었는가? 무엇보다 그라민은행의 본고장인 방글라데시의 빈곤 상황은 나아졌을까? 방글라데시의 자본주의가 조금이라도 극복되었을까? 저자 라미아 카림은 그라민은행을 대표로 하는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은 빈민을 상대로 자본주의의 이윤을 확대할 뿐이며 자본주의의 대안은커녕 빈곤의 악순환을 더 가속화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단언한다. 마이크로파이낸스, 사회적기업 등에 대한 분홍빛 전망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저자는 소액대출을 받은 빈민 여성들이 겪는 현실을 불편한 시각으로 시의적절하고 적확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방글라데시의 빈민 여성들은 오히려 빚더미에 앉게 되었고, 가정과 마을공동체 안에서 폭력에 노출되었으며, 결국 자본의 맹렬한 공격 앞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곧 그라민은행을 대표로 한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은 빈곤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을 파는’ 기업일 뿐이며 빈곤을 더 악화시키는 역할만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성장이 사유화를 가속화시키고 국가권력을 약화시키며 공공 분야 투자를 축소한다는 점도 들춰내고 있다.

이 책은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널리 알려진 그라민은행을 비롯해 방글라데시의 세 주요 NGO(BRAC, 쁘로쉬까, ASA)의 활동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마이크로파이낸스, 사회적기업, 착한 자본주의 등이 어떻게 가난을 팔고 있는지 그 실상을 보여주는 선구적인 연구서이다. 또한 신자유주의가 착한 자본주의의 가면을 쓰고 방글라데시와 같은 주변부 국가에 어떻게 침투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다. “푸코는 모든 것이 나쁘지는 않지만 모든 것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방글라데시가 시작한 NGO 기업화와 사유화의 여정은 국민 대부분의 노동, 정체성, 잠재성이 기업의 탐욕과 실험 대상이 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그라민은행의 모델, 그리고 진실

그라민은행은 1976년 치타공대학교 경제학과의 무함마드 유누스 교수가 빈민 42명에게 개인적으로 27달러를 빌려주면서 시작되었다. ‘빈민을 위한 은행’을 표방하는 그라민은행은 빈민 여성들이 자립, 개인주의, 기업가 정신 같은 규범을 체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국제 금융계에 “빈민 여성들도 신용대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공했다. 그리고 98퍼센트의 높은 회수율을 거둬 찬사를 받았고, 세계적으로 자본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평가받기까지 했다. 또 자본만 있다면 농촌 여성들이 경쟁, 근면, 절약의 규범에 따라 움직이는 타고난 기업가로 성공할 수 있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저자는 여러 의문을 품고 유누스가 처음 그라민은행을 시작했던 곳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유누스의 《가난한 사람을 위한 은행가》에 소개된 바구니 짜는 여인 수피아 베굼 가족을 만났다. 유누스는 수피아 베굼을 이렇게 소개하며 그녀의 사연이 그라민은행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지금의 경제구조에서 수피아가 영원히 저축이나 투자 같은 것은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로 적은 돈밖에 벌 수 없는 것이 뻔해 보였다. 그래서 수피아의 자녀들은 수피아와 수피아의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만난 수피아 베굼 가족의 상황은 나아졌을까?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여전히 집은 형편없었고, 그녀의 자녀들은 그야말로 거지꼴이었다. 유누스와 그라민은행은 수피아 베굼의 이야기를 이용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수피아 베굼 가족의 상황은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가난해졌던 것이다. 수피아 베굼 가족과 그라민은행이 처음 시작된 그 마을 사람들은 유누스를 ‘사채업자 유누스’라고 부르며 자신들의 상황을 팔아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유누스가 자신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줘야 하지 않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그라민은행과 신자유주의

유누스는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에서 빈곤 퇴치 모델은 기본적으로 사적 소유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세계관에서 공짜는 없으며 물부터 교육과 의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자유시장 법칙에 따라 규제된다. 유누스는 저서에서 자신의 목표가 빈곤을 박물관으로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박물관’으로 간 것은 ‘빈곤’이 아니라 시민의 복지권이었다. ‘세상 사람들을 위한 좋은 일’은 ‘이윤의 극대화’와 결합되어 빈곤을 더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토지, 물, 식량 등에 대한 구조적 개선은 하지 않고 ‘이윤’ ‘소비자 확대’ ‘기업가 정신’ 등을 강조하며 신자유주의식 접근에만 몰두해온 결과였다. 게다가 그라민은행의 이자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면서 그라민은행은 이윤 극대화를 위해 다국적기업과 손을 잡고 요구르트를 파는 사회적기업 그라민다농을 창설하기도 했다. 끼니도 제대로 못 챙겨먹는 빈민을 대상으로 요구르트를 파는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채무자가 소비자 역할까지 하게 된 셈인데, 이런 자본과 이타주의가 합쳐진 혁신적 모델인 사회적기업은 다국적기업이 지역 경제로 진입하게 해준 통로가 되어준 것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사례를 통해 마이크로파이낸스와 기업형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이 사유화/민영화의 선도자이며 빈민을 잠재적 시장으로 개발한다고 주장한다.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을 시장으로 끌어온다는 것이다. 사회안전망이 없는 빈민들은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이런 정책 때문에 오히려 빈곤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98퍼센트 높은 회수율의 비밀

마이크로파이낸스는 농촌 여성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여성들에게 소액대출을 해준다. 그리고 98퍼센트의 높은 회수율을 자랑한다. 이 높은 회수율이 전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한 대목이다. 이 회수율 때문에 국제발전기구들이 앞 다퉈 방글라데시를 지원하게 되었고, 그라민은행이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급부상한 이유이기도 했다. 저자는 방글라데시처럼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위축된 국가가 어떻게 이런 높은 회수율을 보일 수 있는지 그 이유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가장 신용도 높은 수혜자층이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이는 어떻게 여성들의 역량을 강화하는가? 돈은 충분한가? 나는 이 높은 회수율 앞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정직하기 때문에 돈을 갚는다는 도덕적 담론을 떠올리기보다는, 그 이면에 좀 더 복잡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 높은 회수율 이면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강압’에 의한 회수. 대출 담당자들은 이 회수율을 유지하라는 상부의 압박을 받으며, 채무자들은 빚을 상환하기 위해 다른 기관에서 또 다른 대출을 받기도 했다.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들은 이런 돌려막기 식 대출을 용인했고, 이용하기도 했다. 또한 마을 공동체를 악용하기도 했다. 마을에서 친족관계로 연결된 채무자들은 한 명이 갚지 못하면 연대책임을 지게 된다. 또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명예’를 자극하고, 수치심을 이용해 빚을 갚게 만든다. 결국 갚지 못하면 집을 부수기도 한다. 집을 부순 뒤 그 자재를 팔아 빚을 상환하는 것이다. 이런 여러 이유 때문에 98퍼센트에 이르는 높은 상환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이크로파이낸스의 문제점들

1) 빈민 여성들은 삶은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다.

마이크로파이낸스 대출은 빈민 여성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마이크로파이낸스 대출을 받으면서 빈민 여성에게는 가족과 공동체에서 모두 새로운 형태의 종속과 억압이 생겼다. 대출을 받는 것은 여성이지만 실제 사용자는 대부분 남성이었다. 남성들은 아내에게 대출을 받아오라고 하고, 그 돈을 자신이 써버린다. NGO에 돈을 갚아야 하는 건 아내들이다. 즉 농촌 여성은 농촌 남성이 자본에 접근하는 도구로 구성될 뿐 자본의 소유자가 아니다.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이 말하는 여성 역량은 전혀 강화되지 않는다. 여성의 지위가 급진적으로 변화하거나 가족 안에서 지위가 안정되는 것도 아니다. NGO가 여성에게 대출금에 대한 책임을 지운 것은 여성의 ‘지위의 취약성’ 때문이지 사업가적 능력 때문이 아니다.



2) 빈민보다는 중산층이 혜택을 본다.

마이크로파이낸스 대출은 빈민의 희생을 대가로 농촌 중산층에 혜택을 주었다. 마이크로파이낸스 대출이 증가하면서 NGO는 중산층과 부채가 적은 사람들을 수혜자로 받아들였다. 이 새로운 수혜자들은 상인, 부유한 농민, 사무원 등으로 비교적 경제적 형편이 여유 있는 편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면 대출금 회수에 유리하고 연체나 채무 불이행의 위험성이 적기 때문이다.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들이 말하는 빈민 혜택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3) 신자유주의적 정신으로 무장해야 살아남는다.

성공적인 대출자가 된 여성들 사이에서 신자유주의적 주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책은 NGO가 경제, 이윤, 기업가 정신의 신자유주의 원칙 안에서 작동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정신으로 무장한 여성들은 시장에 대해 잘 알 뿐 아니라 일정 정도의 시장 적응력이 있다. 또한 경쟁과 합리성의 원칙에 따라 삶을 꾸려가고, 언제나 사회적 연대의식이 아니라 경쟁을 통해 수입을 늘릴 방도를 찾았다. 새롭게 등장하는 신자유주의적 주체는 소규모 여성 사채업자들이었다. 여성 사채업자들은 신자유주의적 주체의 모든 경쟁적 속성을 체화했다.



4) 사회적 연대가 사라졌다.

마이크로파이낸스가 사적 삶에 등장하면서 사회적 연대가 사라졌다. 마이크로파이낸스의 형태로 금융자본이 사적 삶에 끼어들면서 농촌 생활을 구성해온 공사 구분이 흐트러지고, 시장 개입을 막을 공동체의 권력을 약화시켰다. 또한 이윤 중심 정책이 가족과 공동체 연대 개념에 깊은 균열을 만들기 시작했다.



5) 그림자국가로 등극한 NGO.

서구 정부들은 NGO 분야를 통해 수백만을 쏟아부어 방글라데시 정부를 대체하도록 해왔다. NGO 분야를 국가의 대체물로 만드는 것은 세계은행과 서구 정부의 사유화 효과의 일환이다. NGO 분야는 허약한 국가를 대신해 빈민을 위한 필수 서비스 제공자이자 중산층에 일자리를 주는 고용주가 되었다. 농촌 신용대출과 초등교육부터 백신 및 기본 보건의료까지 기존에 국가가 제공하던 서비스가 NGO 분야로 아웃소싱되었다. 거대 NGO의 임원들은 서구 원조기구 및 정부 고관들과 한자리에 앉아 주요 발전 기획안을 결정하고 국가 차원의 계획에 공개적으로 참여한다. 농촌에서 NGO와 농촌 사람들은 상호의존적 관계를 만들어간다. 이런 의존적 관계를 통해 방글라데시 NGO들은 그림자국가로 작동한다.



6) 소비자로 전락한 빈민들.

NGO들은 마이크로파이낸스 대출 외에도 다른 금융상품, 연금, 교육 대출, 건강보험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갔다. 최근에는 핸드폰, 포장 음식, 개량 종자 및 신기술까지 판매하고 있다. NGO는 이제 다국적기업이 지역 시장으로 들어와 소비자를 찾는 진입로가 되었다. 빈민은 신용대출을 받으면서 소비자로 만들어지고 발전도상국에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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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서문 6

들어가는 글 신자유주의, 마이크로파이낸스, 여성 역량 강화 13

1장 NGO, 국가, 신자유주의 43

2장 마이크로파이낸스와 농촌 여성의 삶 89

3장 부채 의무에 붙잡힌 여성들 129

4장 부채의 사회적 삶 173

5장 NGO와 이슬람 지도자 그리고 경쟁하는 민주주의 227

6장 마이크로파이낸스의 권력/지식 271

결론 규율받는 신민에서 정치적 행위주체로? 309



해제 착한 자본주의의 허상을 넘어 332

미주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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