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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이야기
밥 이야기
저자 : 니시 가나코
출판사 : 생각정거장
출판년 : 2018
ISBN : 9791155427699

책소개

위胃는 추억으로 만들어졌다!

무언가를 입에 넣고 삼켜서 몸에 거두어들이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그런데 그것이 아무리 평범한 음식일지라도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먹었는지에 따라 우리 몸은 전혀 다르게 기억한다. 추억은 한 사람이 느끼는 최고의 음식 맛을 결정하는 궁극의 레시피다. 2015년 나오키상 수상 작가 니시 가나코의 《밥 이야기》는 바로 그 궁극의 레시피, 추억의 맛을 톡톡 튀는 필치로 요리해나간다. 니시 가나코는 이란에서 태어나 이집트의 카이로와 일본의 오사카에서 자랐다. 그 어릴 적 경험이야말로 작가가 기억하는 ‘밥, 맛’의 원초적 재료다. 이 책은 서른세 개의 짤막한 에피소드를 통해 활자로 먹는(읽는) 음식의 또 다른 맛을 전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2015 나오키상 수상 작가
니시 가나코가 말하는 ‘밥, 맛’

“입으로 음식을 넣는 것,
삼켜서 몸에 거두어들이는 건 굉장한 일이에요.”

우리 몸속에 각인된 흰밥의 특별한 기억
니시 가나코의 밥 이야기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시작한다. 어릴 적 아버지 일 때문에 카이로에서 살았던 그녀가 그 당시 제일 먹고 싶었던 음식은 ‘달걀밥’. 쌀에서는 벌레가 나오고 채소든 달걀이든 절대 날것으론 먹을 수 없었던 카이로의 열악한 식재료 사정상 그저 흰밥에 신선한 날달걀을 얹은 달걀밥이야말로 가장 고마운 한 끼의 식사였다. “귀국한 지 벌써 20년 지났지만, 실은 카이로에서 먹은 그 달걀밥만큼 맛있는 밥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그때의 내게는 있고, 일본에 사는 지금의 내게는 없는 것. 그것은 ‘부자유’일 것이다.”(본문 16쪽) 무언가 품이 들고, 부족하고, 부자유한 그 시절 생활이야말로 평범한 한 그릇의 밥을 최고의 음식으로 만든 조리법이었다.
어릴 적 ‘이국’ 생활의 추억은 독특한 방식으로 홍차를 마시는 한 인물과도 연결된다. 카이로에 살 때, 가족처럼 친하게 지냈던 가사도우미 제이나브. 그녀는 저녁 무렵 일을 마치면 주방에서 ‘에이슈’라는 빵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홍차를 마셨는데, 홍차를 마시는 법이 특이했다. “설탕을 컵이 아니라 받침접시에 놓는다. 그 받침접시에 홍차를 쪼르륵 따라 가볍게 저어 마신다. 말도 안 되게 단 홍차다.”(본문 159쪽) 그 홍차는 카이로에서 헤어질 때 하염없이 울던 제이나브의 모습과 겹치며 저자의 가슴속에 언제나 남아 있다.

활자로 읽는 음식 맛은 3할 정도 더 맛있다
그런데 저자에겐 글자의 힘으로 읽는 음식이 실제보다 더 오감을 자극할 때가 있다. ‘활자밥’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전에 세련된 카페에서 빵푸딩을 먹은 적이 있다. 그것도 옛날, 소설에서 만난 미지의 음식이었다.
ⓒ munge
‘이거구나!’ 하고 흥분했다. 당연히 맛있었지만, 글에서 만난 그 ‘빵푸딩’, 내 뇌에 기억된 빵푸딩 맛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본문 28쪽) 글에는 색도 향도 맛도 없다. 하지만 글로 묘사하는 음식은 뭐라 말하기 힘든 깊은 맛과 생명력이 넘치고, 근사한 향기를 풍겨서 우리의 위를 자극한다. 현실의 음식보다 훨씬 강하게. 그래서 저자에 따르면, 활자로 읽는 음식 맛은 3할 정도 더 맛있다.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자로 경험하는 활자밥의 매력 못지않게 ‘이국’의 음식을 배우고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저자는 클라라라는 여인으로부터 베네수엘라 국민식 ‘파베욘 크리올료’를 배웠던 추억담을 떠올린다. “양파와 마늘, 파프리카로 지은 흰밥, 토스토네스라고 하는 플렌테인(파란 바나나) 튀김, 소고기와 검은콩조림, 옥수수가루로 만든 빵인 아레파스, 유카에 아보카도, 양파, 토마토에 와사카카 소스를 뿌린 것.”(본문 104쪽) 정말로 색도 선명하고 정성이 든 요리다. 베네수엘라 국민식이라고 할 만하다. 이런 이국의 음식에 대한 호기심은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의 맛을 더욱 추억하게 만드는 레시피가 되기도 한다.

‘입으로 음식을 넣는 것’의 원초적 본능을 그린 자전적 소설, 〈놈〉
니시 가나코의 《밥 이야기》는 서른세 개의 에피소드에 정점을 찍는 한 편의 짧은 자전적 소설과 특별 대담으로 마무리된다. 〈놈〉은 심한 감기와 목의 통증으로 뜻하지 않게 병원 신세를 지게 된 작가 ‘하나코’의 이야기다. 목의 통증 때문에 밥 대신 링거를 맞고 며칠을 굶게 된 하나코. 목이 회복되자 그녀는 강렬한 욕망, 무언가 먹고 마시고 싶다는 원초적 자극에 따라 그동안 먹지 못하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우유를 다섯 팩이나 연거푸 마신다. 그러고는 ‘놈’의 습격을 받는다. ‘놈’은 자신을 괴롭히는 미신적 존재가 아니라 “입으로 들어가는 것, 입에서 식도를 통해 위에 떨어져서 몸을 움직이는 원천이 되어, 하나코를 살리고, 움직이고, 결국은 이렇게 배설되어 잊히는”(본문 191쪽) 것이라는 격한 깨달음과 함께.
책의 마지막엔 일본에서 ‘도쿄 요리 다케하나’로 인기를 얻고 있는 다케하나 이치코와 저자 니시 가나코와의 특별 대담을 실었다. 더할 수 없이 ‘밥’을 사랑하는 두 사람이 요리를 하는 것, 먹는 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다케하나의 초간단 ‘도쿄 볶음밥’ 레시피는 《밥 이야기》의 색다른 부록이다. 덧붙여, 한국어판에는 일본어판 원서와 달리 이 책을 좀 더 생생하게 맛볼 수 있는 10컷의 일러스트를 그려 넣었다. 아무쪼록 글로 먹고사는 한 여성 작가의 밥 이야기에 공감의 한 표를 던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

[책속으로 추가]

실제로 외국에 가도 나는 내 허용 범위의 음식만 먹는 다. 하지만 실수로라도 그 나라를 알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우쭐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외국 분, 내게 캥거루 고기를, 원숭이의 뇌수를, 유충을 권하지 말아주세요. (본문 140쪽)

흠칫했다. 그의 조국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니 당신의 나라도, 라는 말은 쉽게 할 수 없었다. 대신 나는 몇 번이 고 이 요리 맛있다, 정말 맛있다는 말을 했다. 주인은 거기 에 대답하듯이 “고마워요” 하고 내내 미소를 지었다. 요리가 맛있는 나라는 좋은 나라다. 분명히 좋은 나라 일 것이다. (본문 148쪽)

나는 언제부터 미소시루에 다시를 넣고 끓여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까. 처음 아침 식사를 차린 뒤부터 오늘 아침 식사를 만들 때까지, 나는 어떻게 어른이 됐을까. 아니, 아 직 어른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때의 용감한 나는 이제 아득히 멀리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본문 156쪽)

어릴 때부터 밥을 먹는다, 이것이 나의 미각, 이란 것을 굉장히 믿어요. 사람을 만난다, 되도록 접촉한다는 것도. (본문 203쪽)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니쿠자가버터
카이로의 달걀밥
사탕짱 DNA
커피 의식
활자밥, 하나
활자밥, 둘
봄을 핥다
여행할 때 나쁜 음식
일상의 나쁜 음식
달콤한 연애
탈맥주, 그러나 맥주
생! 날것!
나 홀로 초밥
매너 공포
첫 데이트 장소의 정답
너무 정답인 가게
주문의 정답
특기 요리의 정답
터키 아이스크림은 늘어나지 않는다
아마 눈알이 날걸요
그 곡은 안 돼
멋이 뭐예요?
그래도 생일
어른의 바비큐
그리운 일본식
언제부터
게테모노를 잘 먹는 사람, 하나
게테모노를 잘 먹는 사람, 둘
단류 쿠킹
뉴욕의 맛
너무 오사카스러워
맹물에 미소시루
제이나브의 홍차


특별 대담 위胃는 추억으로 만들어졌다!
도쿄 볶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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