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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24시간 살아보기 (2000년 전 로마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생활 밀착형 문화사)
로마에서 24시간 살아보기 (2000년 전 로마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생활 밀착형 문화사)
저자 : 필립 마티작
출판사 : 매경출판
출판년 : 2018
ISBN : 9791155428597

책소개

로마 전성기의 실제 모습을 흥미롭게 고증하는 날것의 역사
한 시간마다 24명의 인물을 통해 보는 평범한 로마인의 하루

거대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도 여전히 사람들은 먹고, 사랑하고, 싸우며 살았다. 지금과 달라 생경함을 넘어 경이롭게 느껴지기도 하고, 지금과 같아 2000년이라는 시간차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크고 작은 인간사를 생생하게 엿본다. 이 책에 나오는 24명의 인물들은 한번쯤은 서로를 스쳐 지나갔던 로마의 이웃이다. 이들의 일상적 경험을 조합해 ‘한 사람’의 ‘한 시간’ 형식으로 구성했다. 이 24시간은 부분적 시간의 합 이상이 될 것이다. 시간별 인물들은 로마를 구성하는 개인이자 로마 자체다. 그들의 삶은 허구가 아니다. 유물과 문학작품을 비롯하여 일화와 농담, 연설, 서신 등 가치 있는 자료를 싹싹 긁어모아 학자들에 의해 철저히 고증된 고대 로마인의 실제 모습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응답하라, 2000년 전 고대 로마 시대!
과연 그 시대 로마인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았을까?

□ 조금이라도 나은 벌이를 위해 군중을 헤치고 좁디좁은 길을 달리던 수레꾼
□ 효모의 발효가 선사한 마법으로 완성된 빵에 자랑스럽게 직인을 찍던 제빵사
□ 수업료가 모이지 못하면 그날은 회당이 아닌 길바닥에서 수업을 해야 했던 선생
□ 공작새, 호랑이, 기린, 온갖 재료로 먹을거리를 넘어 볼거리를 제공하던 요리사
□ 취객의 난동에 회초리를 들고 다니던 술집 여주인과 토가를 입은 매춘부
□ 체육관, 오락거리, 스낵바까지 갖춘 진정한 사교의 장, 로마 목욕탕의 종업원
□ 최고의 권위를 누리다 후견인의 재력 앞에서는 꼭두각시가 되는 상원의원

서기 137년 9월 초, 로마의 권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제국의 영역이 메소포타미아와 다키아 지역에까지 이르고, 템스강부터 티그리스강에 이르는 지역에서 거대 제국의 명성을 떨치며 두려움과 존경을 동시에 샀다. 우리가 이 책에서 마주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사실에 별로 연연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삶이란 제국의 영광에 환호하는 것이 아니라, 집세를 구하고 집과 일터에서 맞닥뜨리는 까다로운 지인들과 일상적 문제들에 대처하는 것의 연속이었다. 당시 로마가 아무리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도시라 해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길을 찾고, 이웃들과 사이좋게 지내며, 시장에서 값싸고 신선한 식료품을 찾기 위해 애써야 했다. 이 책은 고대 로마 시대 어떤 하루로 우리를 안내한다. 서로 다른 스물네 명의 눈을 통해서 말이다. 각각의 인물을 따라가다 보면 나름의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거리의 로마인이 생생하게 눈에 들어올 것이다.

수레꾼 비비우스에서 제빵사 미스트라티우스, 그리고 여종 프세카스로…
수레꾼 비비우스는 조금이라도 나은 벌이를 위해 한밤중에 로마로 떠난다. 편안함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수레를 타고, 돈이 되는 켜켜이 물건을 싣고 도적떼를 피해 혼잡하고 좁디좁을 길을 지나야 하는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좀 늦었네요?” 빵집의 노예는 실어 온 밀 포대를 내리는 비비우스를 향해 쏘아붙인다. 그 한마디가 떨어지자마자 밤에 이동하는 것이 얼마나 고역인지 속사포로 투덜대는 비비우스 너머로 오늘도 새벽부터 일을 시작하는 제빵사 미스트라티우스가 보인다. 로마 사람들은 아무도 집에서 빵을 굽지 않는다. 밀을 제빵사에게 갖다 주고 그들이 자신들의 화덕에 맛있게 구워낸 빵을 먹을 뿐이다. 맛있는 빵 한 덩이를 만드는 건 사악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그 시대에 효모균의 과학적인 발효 과정을 이해하진 못했을 테지만 빵을 잘 부풀어 오르게 하는 방법을 기가 막히게 잘 아는 미스트라티우스는 오늘도 완벽한 빵을 만들고서 자랑스럽게 가게 직인을 찍는다. 아벤티노 항구에서 일을 끝내고 퇴근길에 미스트라티우스의 빵집에 들른 땀에 전 일꾼들 사이로 프세카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주인에게 아침식사로 올릴 흰 빵을 사기 위해 매일같이 오는 단골이다. 로마 여성에게 머리 모양은 매우 중요한데 프세카스는 그저 가죽 끈으로 머리카락을 한데 묶어놓은 단순한 스타일이다. 계급 피라미드에서 최하층이라는 의미다. 여종 프세카스가 하는 모든 일이 그렇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싫은 것은 주인마님의 머리를 만지는 일이다. “이 머리는 왜 이렇게 뻗친 거야?” 곧장 응징할 기세로 가죽 채찍을 손에 꼭 쥔 채 묻는 주인마님은 그녀의 못생긴 코가 자신을 불쾌하게 만들어도 그 책임을 프세카스에게 돌릴 것이다.

한 구역 건너 하나씩 있었던 목욕탕과 세탁장, 만찬을 준비하는 요리사
이 시대 로마인들은 씻고 싶으면 가까운 목욕탕으로 갔다. 로마군이 있는 곳에는 가장 먼저 목욕탕이 생겼고 목욕탕을 중심으로 신도시가 형성되기도 했을 만큼 로마인들은 신성함 다음으로 청결을 중시했다. 로마의 목욕탕은 체육관, 도서관, 스낵바를 갖춘 하나의 워터파크를 이루기도 했다. 청결한 로마에서도 악취를 피할 길이 없는 곳이 있다면 세탁장이었다. 세탁장은 전문 직종인 데다 옷을 직접 세탁하는 로마인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한 구역 건너 하나씩 있었다. 문제는 그 시대의 세제란 암모니아였는데 인공적으로 생산하기 전에 암모니아의 가장 값싼 원천은 인간의 방광에서 얻은 오줌이었던 것이다. 아버지 때부터 세탁장 일에 익숙해진 세탁부 타이스는 항아리에서 숙성된 오줌 냄새를 일상과는 전혀 상관없는 듯이 무시하는 법을 오래전에 터득했다. 심지어 오줌이 충분히 찼는지 확인하기 위해 항아리에 코를 아무렇지도 않게 박기도 한다. 타이스의 연인이자 요리사인 카이킬리우스를 찾으러 온 마르쿠스 댁의 노예는 세탁장의 아찔한 냄새에 도망치듯 인사를 하고 나온다. 이 시간 카이킬리우스는 특별요리를 위한 재료와 기구를 잔뜩 들고 언덕을 오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닷새 전 안주인이 만찬의 요리로 요구한 테트라파르마쿰이었다. 테트라파르마쿰은 그 복잡한 재료와 조리법 탓에 모든 요리사의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공작새를 재료로 쓰기도 했을 만큼 사실 요리라기보다 보여주기 식에 가까운 쇼였다. 그 어떤 재료보다 찾기 어려웠던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암퇘지의 젖통’을 겨우 구해온 그는 땀을 뻘뻘 흘리며 요리를 막 시작한다.

생생하게 움직이는 실제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
결국 이 책의 주인공은 단 하나다. 물론 결점도 수두룩하고 단점도 있지만 엄청난 에너지와 낙관주의를 가진 이들이다. 상황이 좋든 나쁘든 간에 그들에게는 언제나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진취적 신념이 있었다. 노예는 해방을 위해 고군분투했고, 자유인은 번영을 위해 노력했으며, 부유한 상인들은 고위 계층으로 편입되기 위해 애썼다. 자신의 운명에 대해 씁쓸한 한탄을 늘어놓을지언정 체념하고 포기하지 않았다. 침체되기보다는 늘 역동적이었다. 그들을 통해 북적거리면서도 음란했으며, 따라서 가까스로 통치가 가능했던 로마의 실질적인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정작 유심히 봐야 할 것은 로마의 그 무수한 기념비적 건축물이 아닌, 황량한 폐허를 넘어 생생하게 움직이고 있는 까다로우면서도 다면적인 환경의 일부, 그 시대 사람일지 모른다.

[책속으로 추가]
실제로 네로의 목욕탕은 타락한 독재자의 감각을 반한다. 빨간 화강암과 하얀 대리석이 기본 배경을 이루며 벽을 따라 이어지는 프레스코화가 에로틱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가능한 한 최고로, 그리고 극단을 추구할 것’이라는 네로의 신조 덕분이다. 9월인 어느 날, 목욕탕 종업원은 오늘은 2,000~5,000명 정도의 손님들이 다녀갈 것이라 예상한다. 목욕탕 안으로 들어가면 지름만 6미터가 넘고 분수까지 뿜는 거대한 욕조가 보이는데, 붉은 대리석 하나를 통째로 조각해 만든 것이다. 지금은 손님들이 목욕하기에는 이른 시간이다. 일단 오전 업이 끝나면 탕의 물을 모두 빼내 청소를 하고, 지하에서는 탕의 온도를 올리기 위해 노예들이 질식하기 직전까지 땀 흘려 가며 용광로에 불을 지핀다. 칼다리움(고온욕탕)은 목욕탕에서 가장 뜨거운 곳으로, 차가운 상태에서 적당한 온도로 데우는 데만 며칠이 걸리기 때문에 불을 완전히 꺼트리는 일은 드물다.
- ‘손님맞이 준비를 하는 목욕탕 종업원’ 중에서

슬픈 사실은 무두장이의 작업장을 제외하면 세탁소보다 악취가 심한 곳은 몇 군데 없다는 사실이다. 무두장이의 작업장은 티베르강 서쪽 트라스테베레 구역으로 쫓겨났지만, 세탁소는 전문 직종인 데다 옷을 직접 세탁하는 로마인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한 구역 건너 하나씩 있다. 결국 그 악취를 피할 방법은 없다. 로마인들은 오줌으로 세탁하면 하얀 옷은 더 하얘지고 색깔 옷은 더 선명해지며 심지어 찌든 때까지 제거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들은 옳았다. 모든 안주인들은 남편의 하얀 토가를 더 빛나게 하고 자신의 얇은 잠옷을 더 아찔하게 만드는 데 오줌이라는 마법 같은 재료를 이용했다. 두 번의 밀레니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제에 쓰이는 암모니아가 바로 오줌의 성분이기 때문이다. 인공적으로 생산하기 전에 암모니아를 구하는 최고의 방법은 값싼 자가 동력발전소, 바로 인간의 방광에서 얻는 것이었다.
- ‘암모니아 냄새에 익숙해진 세탁부’ 중에서

거대한 돼지를 지탱하는 쟁반이 식탁 위에 올랐다. 우리는 요리가 완성된 속도에 감탄하면서 보통의 가금류도 이렇게 짧은 시간에 구울 수는 없을 것이라 단언했다. 이 돼지는 바로 전에 나왔던 멧돼지보다도 거대했기에 훨씬 인상적이었다. 얼마 후 고기를 맛보려고 안간힘을 쓰던 트리말키오가 소리쳤다. “아니, 이런! 내장 제거는 된 거야? 아니잖아! 내장이 그대로 있어. 요리사 데려와!” 요리사가 소환되었다. 유감스럽고 슬픈 태도로 그는 내장 제거를 까먹었다고 시인했다. 깨끗이 잊어먹었다는 것이다. “까먹었다고?” 트리말키오가 소리쳤다. “한다는 소리하고는! 누가 들으면 후추나 쿠민 따위를 까먹은 줄 알겠군. (채찍질을 위해) 이 자의 옷을 벗겨!” 잠시 후 요리사는 발가벗겨졌다. 트리말키아의 두 심복 사이에 선 그는 극도로 비참해 보였다. 모두가 요리사를 옹호하기 위해 끼어들었다.
- ‘마음의 평정심을 잃은 요리사’ 중에서

이제 자유민이지만 180센티미터가 넘는 근육질에 고도로 숙련된 이 거구는 여전히 일자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세르기우스는 병사의 방패와 팔뚝만 한 길이의 단단한 검을 휘두르는 검투사, 이른바 머르밀로로서 계속 경기에 참여했다. 경기 중 갑옷도 입지만 그의 진정한 자랑이자 기쁨은 트라키아산 철로 만들어진, 넒은 테두리에 소용돌이무늬가 새겨진 황금빛 투구다. 안전망이 얼굴을 보호해주고, 투구 위에는 생선 지느러미 모양의 넓은 문장이 있어 머르밀로의 이름을 알린다. 세르기우스의 문장에는 그가 명성과 자유를 획득한 경기 장면들이 새겨졌다.
- ‘환호 속에 검을 뽐내는 검투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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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들어가며

1장 HORA NOCTIS VI(0:00~1:00)
모두 잠든 밤을 책임지는 순찰대원

2장 HORA NOCTIS VII(1:00~2:00)
교통 정체를 헤쳐 나가는 수레꾼

3장 HORA NOCTIS VIII(2:00~3:00)
로마의 아침식사를 책임지는 제빵사

4장 HORA NOCTIS IX(3:00~4:00)
주인마님의 머리를 손질하는 여종

5장 HORA NOCTIS X(4:00~5:00)
아픈 아기를 돌보는 엄마

6장 HORA NOCTIS XI(5:00~6:00)
브리타니아로 출발한 황제의 전령

7장 HORA NOCTIS XII(6:00~7:00)
길바닥 수업이 싫은 남학생

8장 HORA I(7:00~8:00)
후견인을 만나러 가는 상원의원

9장 HORA II(8:00~9:00)
물 긷는 무녀

10장 HORA III(9:00~10:00)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법학자

11장 HORA IV(10:00~11:00)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선언하는 소녀

12장 HORA V(11:00~12:00)
황제의 영묘를 짓는 석공

13장 HORA VI(12:00~13:00)
회초리를 든 술집 여주인

14장 HORA VII(13:00~14:00)
시간이라는 특권을 만드는 물시계공

15장 HORA VIII(14:00~15:00)
손님맞이 준비를 하는 목욕탕 종업원

16장 HORA IX(15:00~16:00)
저녁 만찬을 주관하는 안주인

17장 HORA X(16:00~17:00)
암모니아 냄새에 익숙해진 세탁부

18장 HORA XI(17:00~18:00)
마음의 평정심을 잃은 요리사

19장 HORA XII(18:00~19:00)
제물을 준비하는 여사제

20장 HORA NOCTIS I(19:00~20:00)
금을 실어 나르는 향신료 상인

21장 HORA NOCTIS II(20:00~21:00)
손님을 찾는 매춘부

22장 HORA NOCTIS III(21:00~22:00)
황제의 별점을 치는 점성술사

23장 HORA NOCTIS IV(22:00~23:00)
환호 속에 검을 뽐내는 검투사

24장 HORA NOCTIS V(23:00~0:00)
기꺼이 오락거리가 되어 주는 식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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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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