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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의 나날들 (이방인의 시선으로 본 코로나 시대의 한국)
열병의 나날들 (이방인의 시선으로 본 코로나 시대의 한국)
저자 : 안드레스 솔라노
출판사 : 시공사
출판년 : 2020
ISBN : 9791165791964

책소개

국내 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한 그날부터, 한국 사회는 방역이라는 목표를 향해 한 방향으로 정신없이 달려왔다. 사람들은 자부심과 불안감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일사불란한 대응으로 전 세계의 찬사를 받는 나라의 국민은, 한순간에 신상이 무차별적으로 털릴 수 있는 무력한 개인이기도 했다.



2020년 봄, 한국에서 코로나에 걸린다는 건 공분의 표적이 되는 일이었다. 이 열병과도 같았던 시간을 기록한 외국인이 있다. 서울 안의 작은 세계, 이태원에서 7년째 체류 중인 콜롬비아 소설가 안드레스 솔라노. 코로나는 적당히 동화되고 무뎌진 그의 감각을 깨웠다. 경계에 선 이방인의 정체성과 시선을 다시금 벼려 한국 사회를 들여다볼 시점. 콜롬비아 소설문학상 수상작 <한국에 삽니다>가 국내에 소개된 지 2년 만의 일이다.



<열병의 나날들>은 스페인에서 먼저 출간되어 큰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한국을 코로나19 방역 모범 사례로 지목하면서 세계의 이목이 우리에게 집중된 때였다. 짧은 기사와 영상으로 타국의 소식을 접하던 사람들은 이 책의 등장을 반겼다. 그러나 당사자인 우리에게 이 작품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방인의 시선으로 무언가를 본다는 건, 모든 것에 의문을 품는 과정의 연속이다.



코로나 시대의 한국을 배경으로, 솔라노 작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은 독자에게 닿아 미세한 균열을 남긴다. 당연하다고 믿어온 것들이 정말 당연한 것인가? 라는. 한국어판을 먼저 만나본 김민섭 작가는 추천사에서 이 책의 의의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안드레스 솔라노는 코로나와 마주한 한국 사회의 모습을 탐사하는 가운데 우리가 당연시하는 정상성에 대해 끊임없이 뒤돌아보게 만든다."
[알라딘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스페인 평단과 언론을 사로잡은 화제작★



지난 봄, 그는 이태원에서 무엇을 보았나?

안드레스 솔라노가 기록한 한국, 코로나, 비일상

국내 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한 그날부터, 한국 사회는 방역이라는 목표를 향해 한 방향으로 정신없이 달려왔다. 사람들은 자부심과 불안감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일사불란한 대응으로 전 세계의 찬사를 받는 나라의 국민은, 한순간에 신상이 무차별적으로 털릴 수 있는 무력한 개인이기도 했다. 2020년 봄, 한국에서 코로나에 걸린다는 건 공분의 표적이 되는 일이었다. 이 열병과도 같았던 시간을 기록한 외국인이 있다. 서울 안의 작은 세계, 이태원에서 7년째 체류 중인 콜롬비아 소설가 안드레스 솔라노. 코로나는 적당히 동화되고 무뎌진 그의 감각을 깨웠다. 경계에 선 이방인의 정체성과 시선을 다시금 벼려 한국 사회를 들여다볼 시점. 콜롬비아 소설문학상 수상작 《한국에 삽니다》가 국내에 소개된 지 2년 만의 일이다.

《열병의 나날들》은 스페인에서 먼저 출간되어 큰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한국을 코로나19 방역 모범 사례로 지목하면서 세계의 이목이 우리에게 집중된 때였다. 짧은 기사와 영상으로 타국의 소식을 접하던 사람들은 이 책의 등장을 반겼다. 그러나 당사자인 우리에게 이 작품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방인의 시선으로 무언가를 본다는 건, 모든 것에 의문을 품는 과정의 연속이다. 코로나 시대의 한국을 배경으로, 솔라노 작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은 독자에게 닿아 미세한 균열을 남긴다. 당연하다고 믿어온 것들이 정말 당연한 것인가? 라는. 한국어판을 먼저 만나본 김민섭 작가는 추천사에서 이 책의 의의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안드레스 솔라노는 코로나와 마주한 한국 사회의 모습을 탐사하는 가운데 우리가 당연시하는 정상성에 대해 끊임없이 뒤돌아보게 만든다.”



경계를 넘나드는 낯선 사유와 감각적 질문들

OO성형외과 방문, 렌터카로 이동, OO편의점 이용, OO호텔 투숙…. 확진자의 구체적인 이동 경로가 공개되자 솔라노 작가는 “사설탐정조차도 이토록 구체적인 정보를 알아내지” 못할 것이라며 놀라워한다. 그리고 불현듯 한국은 “탈북민과 간첩, 국가보안법이 있는 곳이라는 데” 생각이 미친다. 나와 확진자의 동선을 겹쳐 보느라 바빴던 우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러한 면모는 편의점 에피소드에서도 드러난다. 작가는 단팥빵을 사기 위해 집을 나서며 “편의점까지 가는 길에 CCTV가 몇 개 있는지” 세어보고, 계산대에서 카드를 내밀며 빵 하나를 살 현금도 갖고 다니지 않는 스스로가 “더욱 한국인다워졌다”고 생각한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나온 길들에다 부스러기를 흘리고” 다니는지 모른다. 이처럼 독자를 자극하는 낯선 사유는 책 곳곳에서 얼굴을 내민다.



새 확진자들은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우한에서 입국한 데다 의심 증상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상 생활을 한 것이다. 가만, 궁금하다. 정상 생활이라는 게 도대체 뭔지, 정상 생활이라는 걸 하는 사람이 있는지, 정상 생활을 그만한다는 게 가능한 건지. (16쪽)



그가 이슬람교도인 걸 알아본 것은, 아내로 보이는 사람이 장바구니를 들고 그의 뒤를 따라 걷고 있었기 때문인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니캅(niqab)을 쓰고 있었다. 이슬람교 복장 중에서도 극단적인 복식이다. 온몸이 가려져 있고 눈 부분만 뚫려 있는데, 오렌지와 오이를 고르는 손에도 장갑을 끼고 있었다. 저 여자와 그녀의 삶에 대해 생각한다. 요즘 같은 삶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유일한 사람일 수도. (142쪽)



코로나로 잠식된 일상의 복원을 위해

우한 전세기와 교민 수용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시위, 신천지발 집단감염과 교주의 기자회견, 몸무게가 42kg에 불과했던 청도 정신 병동의 국내 코로나 첫 사망자, 약국 앞에 긴 줄을 만들던 공적 마스크 제도, 택배량 폭증과 새벽 배송 중 빌라 계단에서 사망한 택배 기사, 2000년대 이후 치러진 총선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4?15 총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나 빠르게 기억 뒤편으로 밀려난 사건들이 《열병의 나날들》에서 차례차례 호명된다. 이방인 목격자이자 소설가의 입장에서 집필한 이 책이 “느린 호흡의 저널리즘과 에세이 사이에서 펼쳐지는 문학적 진술”이란 평을 받는 이유다. 팬데믹을 둘러싼 거대한 담론이나 대담한 예측은 아주 잠시 미뤄두자. 코로나로 잠식된 일상을 천천히 둘러보고, 소리 내어 서로의 안녕을 묻는 시간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벌써 6년째, 이 집으로 이사 온 후 매일 아침 들리는 소리가 있다. “할머니, 다녀올게요!” 요즘 들어 이 소리에서 특별한 여운을 느낀다. 옆집 2층에 살고 있는 젊은 손녀가 매일 현관을 나와 대문으로 향한 바깥 계단을 내려가며 1층에 사는 할머니에게 하는 인사다. “할머니, 다녀올게요!” 창문을 열고 머리를 내밀어 나도 소리치고 싶다. “잘 다녀와! 늦지 말고!” (1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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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한국어판 서문

1부

2부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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