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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근대를 만나다 (아시아의 근대와 패션, 정체성, 권력)
패션, 근대를 만나다 (아시아의 근대와 패션, 정체성, 권력)
저자 : 변경희|아이다 유엔 웡|오사카베 요시노리|이경미|난바 도모코
출판사 : 사회평론아카데미
출판년 : 2022
ISBN : 9791167070623

책소개

우리가 입는 것은 옷이 아니다
- 제복에서 부채까지, 패션으로 읽는 근대 동아시아의 시각문화

‘패션’이라는 시각 매체를 통해 근대 동아시아의 역사와 사회경제상, 대중문화, 예술까지 폭넓은 영역을 상세하게 풀어낸 책. 지금까지 패션을 주제로 한 다양한 연구가 있었으나 일국적 관점에서 벗어나 한중일의 패션을 함께 조망한 책은 없었다. 특히 이 책은 서구 열강과 만나면서 전통 복식에서 서구식 복식으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 동아시아의 근대 시기를 다룬다. 현대인과 마찬가지로 근대 아시아인들도 패션을 통해 내면의 목소리와 정체성을 표현했다. 패션을 깊이 탐구하면, 정치사보다도 더 실제적인 당시의 사회상을 가늠할 수 있다.

전 세계를 무대로 종횡무진 활동 중인 패션 전문가 14인으로 구성된 집필진은 저마다 독창적인 방법론을 활용해 패션에 투영된 정치와 사회, 문화적 담론들을 자세히 밝혀냈다. 제복에서 부채까지, 당시 유행하던 패션의 구체적인 모습을 200여 개의 도판과 함께 생생하게 들려주는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근대 동아시아의 패션 문화를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근대 동아시아의 역사를 새롭게 해석하게 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영화 〈색, 계〉의 원작을 쓴 중국의 대표 현대문학 작가 장아이링(張愛玲, 1920∼1995)은 자신의 에세이 「동언무기(童言無忌)」에서 “말 못하는 사람에게 옷은 언어”라고 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녀는 홍콩 유학 시절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 수단으로 옷을 활용했다. 패션에 의도를 담는 행위는 오늘날 일상생활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투표 시 지지하는 당을 표현하기 위해 관련 색상으로 코디하거나 특정 행사에 참여할 때 드레스코드에 맞게 옷을 입는 것도 이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결혼식에서 신랑·신부와 양가 아버지도 서양식 예복을 입지만 양가 어머니는 한복을 입는데, 이러한 관례는 어떻게 생긴 것일까? 근대 한국에서는 서양 복식을 받아들인 시기와 수용 태도에 남녀 간 차이가 존재했다. 그 이유는 옷과 액세서리를 비롯한 패션이 사람들에게 그저 몸을 치장하는 행위가 아닌 어떤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이해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람들이 의복 한 벌, 액세서리 하나로 백 마디 말을 대신했다면, 패션을 탐구하면 어느 면에서 정치사보다 더 실제적으로 특정 시기를 파악하고 가늠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패션, 근대를 만나다』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해 패션을 깊이 있게 분석함으로써 당시 역사와 국가 권력, 사회경제상과 대중문화를 상세하게 풀어낸 책이다. 지금까지 시각 자료를 활용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일국적 관점에서 벗어나 한중일을 함께 조망한 책은 없었다. 특히 이 책은 서구 열강과 만나면서 전통 복식에서 서구식 복식으로 급격하게 변화를 맞이한 근대 동아시아를 대상으로 한다.
아시아의 여러 나라, 특히 한중일은 서양의 침략과 근대화 요구를 맞닥뜨린 상황에서 나라의 주권을 지키고 자생적 근대화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험난한 여정은 복식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서양 열강과 조우한 근대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서양식 제복을 도입하면서 동시다발적으로 복식개혁이 일어났는데, 여기에는 새로운 복식으로 국가의 지향점을 표출하고자 했던 의도가 내재되어 있었다. 한중일 3국이 서양의 복식을 수용하는 과정은 비슷하면서도 각국의 사정에 따라 다르게 전개되었는데, 이 책은 그 과정을 세밀하게 들려준다.
제복 이외에 액세서리와 직물을 통해서도 당시의 시대상을 읽어낼 수 있다. 중화민국 시기 유행하던 여성용 부채에는 당시 새롭게 등장한 여성 유형인 사교계 여성의 정체성 고민이 녹아 있으며, 근대 시기 서양에서 수입되어 사랑받은 모직물을 통해서는 각국 도시인의 생활과 소비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일본의 종교 지도자와 문화계 인물들, 타이완과 홍콩 여성들이 선택한 의복 양식은 격변하는 시기의 사회상을 들려준다.
제복에서 부채까지, 당시 유행하던 패션의 구체적인 모습을 200여 개의 도판과 함께 생생하게 들려주는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근대 동아시아의 패션 문화를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근대 동아시아의 역사를 새롭게 해석하게 한다. 거대한 정치사 이면에 펼쳐진 패션의 역사를 통해 근대 동아시아의 역사가 더욱 촘촘하게 이해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복식에 숨겨진 정치적·사회문화적 맥락을 읽어내기 위해 각 장의 필자들이 활용한 독창적인 방법론은 연구자들에게이 시기를 조망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영감을 제공할 것이다.
개인 차원에서부터 사회와 국가에 이르기까지, 패션에 투영된 중층적 의미를 깊게 들여다본 이 책은 우리가 입는 것이 권력이자 욕망이요, 정체성이자 사회의 단면임을 분명하게 알려준다.

글로벌한 집필진의 패션을 읽는 다양한 시선과 방법
- 일국사의 시각을 넘어 동아시아 전체를 조망하다

동아시아의 근대 패션을 한 권으로 집대성하는 작업을 위해 세계 각국의 전문가 14인이 뭉쳤다. 한국인 3명, 중국인 5명, 일본인 4명을 비롯해 영국인과 인도인 각 1명으로 구성된 집필진은 이 책이 다루는 주제만큼이나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다.
편저자 변경희(미국 패션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로지 미술사학과, 1장· 12장 집필)는 중세미술을 전공하고 뉴욕에서 유럽과 북미 아시아계 미국인의 시각문화와 동아시아 미술 수용에 관해 연구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동아시아 엘리트 남성들의 ‘하이브리드 댄디즘’에 대해 논했으며, 공동 편저자 아이다 유엔 웡(미국 브랜다이스대학 미술학과, 1장· 4장 집필)은 아시아 미술사학자로서 국제적 모더니즘에 관한 저술이 풍부하며, 이 책에서 위안스카이와 『제사관복도』를 다루었다.
이 책에는 이경미, 주경미, 오사카베 요시노리, 난바 도모코, 게리 왕, 메이 메이 라도, 스기모토 세이코, 쑨 춘메이, 센디 응처럼 자국의 패션사를 다룬 연구자의 글뿐 아니라 국적을 넘어선 연구자들의 글이 함께 실려 있다. 일제강점기 한국의 인류학·민속학을 전공한 노무라 미치요(한국 장안대학교 관광경영학과, 6장 집필)는 이 책에서 근대 한국과 일본의 경찰복을 분석했으며, 영국에서 수학하고 미국에서 활동 중인 레이철 실버스타인(미국 워싱턴대학 잭슨 국제학부, 10장 집필)은 청대 인기 있던 모직으로 만든 휘장과 여성 복식을 소개하고 있으며, 인도인 브리지 탄카(인도 델리대학 동아시아학과, 13장 집필)는 일본의 종교계·문화계 인물들이 특정 의복 양식을 선택한 함의가 무엇인지 논하고 있다.
한중일 연구자를 넘어 근대 동아시아의 패션을 연구한 다양한 국적의 저자들은 글로벌한 시선으로 근대 동아시아의 패션을 조망한다. 이처럼 근대 패션에 대한 최신 연구를 담아낸 이 책은 패션에 관심 있는 독자는 물론, 역사학, 문화학, 인류학, 국제관계학과 경영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동아시아를 바라보는 새롭고도 유용한 관점을 제시하는 안내서로서 손색이 없다.

패션의 눈으로 읽는 순간, 근대 동아시아의 역사가 다르게 읽힌다- 이 책의 구성과 주요 내용

『패션, 근대를 만나다』는 전체 책의 내용을 소개한 1장 「패션, 근대를 외치다」에 이어 총 4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의복과 제복’, ‘장신구’, ‘직물’, ‘의복 양식’을 다룬 각 부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부 의복과 제복: 우리는 권력을 입는다
1부(2∼6장)에서는 이 책의 시작점인 19세기 후반 동아시아 각국에서 이루어진 서양 문명과의 만남을 ‘복제개혁’의 시각으로 접근한다. 새로운 의복과 국가 권력과의 관계는 무엇이고, 의복에 투영된 근대성은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2장 「옷차림으로 보는 메이지유신」은 일본의 복제개혁을 포함한 일련의 급진적인 개혁이 계층 간 평등을 도모하기 위한 메이지 정부의 야심 찬 기획이었음을 당시의 기록을 통해 생생하게 들려준다. 3장 「한국의 근대 복식정책과 서구식 대례복의 도입」에서는 일본을 비롯한 외세의 압력에 직면한 이 시기 대한제국의 의복에 관한 정치·문화적 선택이 가진 중대함과 불안감을 전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궁정과 정부의 공식 복장이 외국의 모델이 아닌 정부 내의 공론을 통해 개혁되었다는 점이다. 반면, 4장 「위안스카이의 『제사관복도』에 나타난 제례복, 그리고 제국에 대한 야망」에서는 ‘민국 혁명’을 수용하는 대가로 대총통의 지위에 올랐던 위안스카이의 야심을 그가 새로 창안해낸 ‘황제풍’의 제례복을 통해 밝혀내고 있다. 5장 「교복의 탄생」에서는 일본에서 근대교육의 도입과 함께 제국의 신민을 육성하기 위한 기본 조건으로서 채택된 교복의 발전 과정에 대해 살폈을 뿐 아니라 서양식 교복의 확대와 함께 대량 생산을 위한 지역의 산업 기반에 대해서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20세기 초 일본과 한국의 경찰복을 다룬 6장 「거리에 노출된 권력의 표상」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경찰복이 서양식 복장으로 바뀌면서, ‘전통 의복을 입은 민중-서양식 제복을 입은 경찰’이라는 대비 구도가 나타났던 거리의 모습을 미셸 푸코의 ‘규율화된 신체’ 개념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2부 장신구: 정체성과 자아실현을 고민하다
복식의 서구화는 종종 성별에 따라 다른 기준을 가지고 적용되었는데, 특히 2부(7∼9장)에서 다루는 장신구 영역에서 더욱 뚜렷하게 구분되었다. 7장 「근대 한국의 서양 사치품 수용에 나타난 성차」에서는 일제강점기 한국의 상류층 여성들이 전통적인 장신구 착용을 고수했던 행위가 일제에 대한 무언의 저항과 당당한 자기표현이었음을 밝힌다. 8장 「머리 모양에서 머리 장식으로」에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만주족 여성의 ‘전통’ 복장이 시대를 초월한 특색을 갖춘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변화해왔다고 본다. 특히 과장된 머리 모양인 량바터우는 만주족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연출하는 데 사용되었을 뿐 아니라 청 황실의 쇠퇴한 권력을 되살리고자 하는 바람도 깃들어 있었음을 들려준다. 9장 「여성의 장신구, 부채」에서는 중화민국 시기 크게 유행한 접이부채와 깃털부채를 소개한다. 유명 사교계 여성이 사용했던 부채, 그리고 부채를 소재로 한 인기 연극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중화민국 시기 새로이 등장한 여성 유형의 정체성을 탐색한다.

3부 직물: 아시아, 모직물을 접하다
대항해 시대 동양의 실크와 면직물이 서양에서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면, 반대로 동양에는 서양의 모직물이 수입되어 복식의 근대화를 촉발했다. 3부(10∼12장)에서는 일본과 중국에서 모직물이 유행하면서 복식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 양상을 추적하였다. 10장 「외국풍의 유행」에서는 난징조약 체결 이후 개항과 함께 양모를 포함한 서양 직물이 중국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중국 남성과 여성의 의복 원단 유형이 전반적으로 확장되었을 뿐 아니라, 복식제도의 위계질서가 흔들리기도 했음을 밝히고 있다. 특히 중국의 소설과 죽지사(민가)에 등장하는 모직 관련 용어들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청나라가 해외 문물에 배타적이었다는 흔한 통념을 반박한다. 11장 「양모 기모노와 ‘가와이이’ 문화」는 20세기 초 일본을 휩쓸었던 모직 기모노 열풍이 염색 기술의 발전과 기모노 상점의 판매 전략, 그리고 도시의 중산층 확대 등의 현상과 얽혀 있음을 들려준다. 그리고 이 현상들이 어떻게 기모노 원단 디자인의 새로운 장르인 아동용 문양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였는지를 처음으로 고찰하였다. 12장 「하이브리드 댄디즘」은 1920~1940년대까지 일본과 한국의 모직물 제조 산업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식민 통치 아래 외국에서 들여온 사치품이 필수품으로 변모하여 ‘하이브리드 댄디즘’을 형성하는 과정을 자세히 살핀다. 신문 광고, 근대 풍경 사진 등 다양한 근대 이미지로 엿볼 수 있는 아시아 엘리트 남성들의 ‘하이브리드 댄디즘’을 이 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4부 의복 양식: 변해가는 사회상을 표현하다
4부(13∼15장)는 동아시아 근대 복식이 정체성 정치와 민족주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는 세 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13장 「근대식 복장의 승려들」에서는 일본 종교인들과 문화계 인사들이 동서양의 문화 요소를 차용한 새로운 디자인의 의복을 입음으로써 ‘국가적’으로 통일된 의복 양식이 아닌 새로운 자기표현과 근대적인 비전을 표방했음을 들려준다. 14장 「시각문화로 읽는 20세기 타이완의 패션」은 당시 유행하던 잡지와 화가의 그림, 사진작가의 작품을 분석함으로써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타이완에서 상하이의 유행을 따르는 근대화된 중국식 복장과 도쿄를 통해 들여온 유럽식 복장이 공존하는 다양한 복식 문화를 들려준다. 15장 「의복, 여성의 완성」은 중국의 대표적인 여류작가 장아이링의 글과 할리우드의 렌즈를 통해 홍콩 여성들이 즐겨 입던 ‘청삼(치파오)’에 담긴 다층적인 의미를 탐색한다. 청삼은 오리엔탈리즘을 자극하는 소재이기도 하지만 홍콩 문화에서 전통적인 가치의 표본으로서 영향력 또한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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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한국어판 서문
감사의 말

01 패션, 근대를 외치다 변경희·아이다 유엔 웡

Part 1 의복과 제복
02 옷차림으로 보는 메이지유신-‘복제’라는 시각 오사카베 요시노리
03 한국의 근대 복식정책과 서구식 대례복의 도입 이경미
04 위안스카이의 『제사관복도』에 나타난 제례복, 그리고 제국에 대한 야망 아이다 유엔 웡
05 교복의 탄생-근대화를 촉진한 일본의 교복개혁 난바 도모코
06 거리에 노출된 권력의 표상-근대 한국과 일본의 경찰복 노무라 미치요

Part 2 장신구
07 근대 한국의 서양 사치품 수용에 나타난 성차 주경미
08 머리 모양에서 머리 장식으로-1870~1930년대의 ‘량바터우’와 만주족의 정체성 게리 왕
09 여성의 장신구, 부채-중화민국 시기의 패션과 여성성 메이 메이 라도

Part 3 직물
10 외국풍의 유행-청대 후기 복식에 나타난 양모섬유 레이철 실버스타인
11 양모 기모노와 ‘가와이이’ 문화-일본의 근대 패션과 모직물의 도입 스기모토 세이코
12 하이브리드 댄디즘-동아시아 남성의 패션과 유럽의 모직물 변경희

Part 4 의복 양식
13 근대식 복장의 승려들-일본인이자 아시아인이라는 딜레마 브리지 탄카
14 시각문화로 읽는 20세기 타이완의 패션 쑨 춘메이
15 의복, 여성의 완성-‘청삼’과 20세기 중국 여성의 정체성 샌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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