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메뉴

본문

박제사의 사랑 (이순원 장편소설)
박제사의 사랑 (이순원 장편소설)
저자 : 이순원
출판사 : 시공사
출판년 : 2022
ISBN : 9791169253109

책소개

“여기는 어떤 것이든 그것이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의 모습으로 되살리는 곳입니다.”

아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박제사의 추리극
한국문학의 서정성을 대표하는 소설가, 이순원 신작!

자연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시선과 서정적인 문체, 실험적이고 과감한 시도로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 이순원. 한국문학의 서정성을 대표해온 그가 1992년 발표한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이후 30년 만에 신작 추리소설을 선보인다. 아내가 죽고 그녀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박제사 박인수는 수상한 전화번호 두 개와 출처를 알 수 없는 돈이 입금된 아내의 비밀 통장을 발견한다. 그는 곧 아내의 죽음에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눈치채고, 아내의 존엄과 살아남은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진실을 파헤치고자 마음먹는다. 그와 동시에 의뢰받은 경주마를 박제해나가며 한없이 죽음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자신에게조차 너무나도 낯설게 느껴지는 두 죽음의 과정을 되짚는다.

주인공인 박제사는 추리와 박제라는 전혀 다른 두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며 죽음과 애도를 날카롭고 다정하게 바라본다. 그 결과 마침내 작가의 선언대로 “서정적 추리소설”이 탄생했다. 《박제사의 사랑》은 이순원이라는 거장이 줄곧 시도해온 문학적 시도의 현재이자 마침내 도착한 문학 장르의 새로운 경계다. 이 소설은 수많은 독자들이 어째서 여전히 이순원의 ‘다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지를 그 자체로 증명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앞으로도 쓰는 일을 절대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이순원, 30년 만의 신작 추리소설

1985년 데뷔 이후 소설집 《그 여름의 꽃게》 , 《얼굴》 , 《말을 찾아서》 , 《은비령》 ,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 《첫눈》, 장편 소설 《우리들의 석기시대》,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수색, 그 물빛 무늬》, 《미혼에게 바친다》,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순수》, 《첫사랑》, 《19세》, 《나무》, 《흰별소》, 《삿포로의 연인》, 《정본 소설 사임당》, 《오목눈이의 사랑》 등 무수한 작품을 발표하며 한국문학의 서정성을 대표해온 작가 이순원이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이후 약 30년 만에 신작 추리소설 《박제사의 사랑》을 출간했다.
오랫동안 장르를 넘나들며 새로운 소설적 시도를 펼쳐온 저자는 신작 《박제사의 사랑》에 수록된 작가의 말에서 30년 전 “문학판의 반응”을 언급하며, “추리소설을 추리소설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안 하는 것인지”, “그게 마치 작가와 작품을 보호하고 배려하는 방식인 것처럼” 자신의 작품이 “추리기법의 소설”로 불렸던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작가의 의도가 장르적 편견에 의해 가려진 것이다. 그리고 약 30년이 지난 지금, 저자는 “다시 멋진 추리소설 한 편”을 세상에 선보인다.

누구보다 죽음에 익숙한 박제사
그에게 다가온 가장 가깝고 낯선 죽음

박인수의 아내 채수인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박제사이자 장례지도사로 항상 죽음의 지근거리를 살아오던 박인수에게 아내의 죽음은 가장 가까우면서도 낯선 형태로 다가온다. ‘누가’ 혹은 ‘무엇이’ 아내를 죽게 했는가. 아내는 ‘왜’ 죽었는가. 아내의 죽음을 정리하며 그는 그 낯선 죽음을 둘러싼 알 수 없는 사실들을 하나씩 마주하게 된다. 특유의 신중함과 추진력으로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며 그는 아내의 죽음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이 역설적으로 아내의 삶을 이해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나아가 그것을 이해하는 것만이 자신과 남은 가족들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진실에 가닿는다.

“좋은 추리소설은 그림자인 죽음을 따라가며 그 몸통인 삶을 그려낸다. 죽은 사람의 삶을 복원하며 남은 사람들의 살아갈 길을 찾는다. 죽음의 진실을 밝히는 작업은 자신을 추스르는 일이기도 하다. 가까운 사람을 잃고 남겨진 사람은 상실과 회한에 사로잡힌다. 죽음이 남긴 구멍을 망자의 진실로 채워야만 살아남은 사람은 허물어지지 않을 수 있다.”
- 작품 해설 중에서

의뢰받은 경주마를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의 모습”으로 박제하며 동시에 아내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하나씩 지나치는 동안 박인수는 애써 무시해왔던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한다. 설사 무수히 반복적으로 마주한다고 해도, 삶의 입장에서는 어떤 죽음도 이해하거나 익숙해질 수 없다는 것. 《박제사의 사랑》은 그렇기에 낯설 수밖에 없는 것(죽음)을, 그럼에도 미지로 남겨두지 않으려는 노력, 이해할 수 없기에 오해라도 해보려는 한 사람의 사투를 처절하게 그려낸다.

폐허로 남아 복원될 수 없는 죽음,
그럼에도 기억해야만 할 모든 삶에 관한 이야기

“당신과 함께했던 날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당신을 이렇게 만든 사람을 나는 꼭 찾아낼 것이다.“
_ 본문 중에서

작중에서 박제사 박인수는 종종 기르던 개와 고양이를 박제해달라는 의뢰를 받으면 의뢰인에게 다시 한번 신중하게 생각해볼 것을 권한다. “당장은 슬픈 마음”이 들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지만, 박제사가 “아무리 공을 들여도 반려동물이 살아 있을 때 주던 위안과 교감까지 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죽음은 결코 완전히 복원될 수 없으며 죽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살아남은 생존자의 삶 역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러나 그 비극적인 진실은 이 소설을 통해 다시 한번 우리에게 커다란 위로를 준다. 우리가 타인의 죽음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이유는 죽은 자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억지로 박제해 곁에 두지 않더라도, 죽은 자를 다시 복원해 살려내지 않더라도 우리가 삶을 공유하며 위안을 주고받았던 “함께했던 날들”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 곁의 사라진 사람들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것. 책장을 덮으며 우리는 그 발음 그대로 애도(哀悼)가 곧 사랑의 길(愛道)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러므로 이 소설은 죽음과 애도, 그리고 한 인간의 사랑에 대한 기록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1장
2장
3장
4장
에필로그

부록
작품 해설 _ 김나정(문학평론가, 소설가)
작가의 말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