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말을 찾아준 소년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던 한 소년은 길을 잃고 배회하는 말을 발견합니다. 소년은 차분히 말을 안심시키고 말 등에 올라탔습니다. 말에는 고삐와 안장이 있었기에 누군가가 키우던 말이 틀림없었습니다. 소년은 고삐를 흔들며 말을 타고 큰길로 향했습니다. 말이 스스로 길을 걷게 하고 꽃과 바람에 주의를 빼앗기지 않도록 달래가며 약 7킬로미터를 달려 도착한 곳에는 한 농장이 있었습니다. 잃어버린 말과 함께 돌아온 소년에게 농장주는 놀라며 물었습니다. “말이 여기로 와야 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니ㆍ” 소년은 답했습니다. “몰랐어요. 하지만 말은 알았죠. 제가 한 것은 그저 말이 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계속 달리도록 한 것이었어요.”


대화 ‘스킬’이 아니라 마음이 작동하는 ‘원리’를 알아야 한다

말이 스스로 길을 찾도록 도왔던 소년은 바로 밀턴 에릭슨입니다. 그는 평생을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상담가로 살았으며 50세에 대학과 병원을 떠나 애리조나 피닉스의 작은 벽돌집에서 환자들을 돌보며 살았습니다. 그의 상담소는 환자뿐 아니라 그에게 조언을 구하러 찾아온 의사와 학자들로 북적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의 답을 찾아 강의를 듣고 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정해진 기법을 적용하면 동일한 결과가 나오리라고 기대합니다. 직장에서 사랑받는 직원이 되는 방법, 연애 성공 테크닉, 부자가 되는 대화 습관, 사람들 앞에서 말 잘하는 법을 찾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스킬과 지시를 따라해보고는 “이것도 소용이 없네.”라고 말하며 또 다른 비법을 찾고 또 찾습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는 스킬을 늘리려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삶을 살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삶을 산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지 경험하고 또 내가 느끼는 것을 온전히 전달하는 것입니다.

밀턴 에릭슨은 이 모든 문제 해결의 원천을 무의식에서 찾았습니다. 그리고 스킬이 아니라 원리를 이해하고 관계를 맺었습니다. 무의식에 숨겨진 가능성과 잠재력을 일깨우는 방식으로 대화를 나누었던 것입니다. 마치 어린 시절 길을 잃은 말이 스스로 농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것처럼 말이죠.